통일의 지름길 선택한 東獨 유권자들
  • 편집국 ()
  • 승인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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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서독 집권당 지원받은 보수연합 대승

빠르면 12월 서독 총선시 통합선거 실시될지도

18일 실시된 동독 총선거에서 서독 집권기민당(CDU)의 집중적 지원을 받은 동독기민당 중심의 보수연합 ‘독일연합 ’이 사민당(SPD)을 누르고 대승을 거두었다.

미국 백악관의 표현대로 ‘역사적 사건 ’인 동독 최초의 자유총선거에서 90%의 개표 결과 독일연합의 정점인 기민당이 40.95%의 득표율을 보인 것을 비롯, 보수연합세력이 모두 48.19%의 지지를 얻어 21.98%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그친 사민당을 크게 앞지르고 승리를 거두었다. 한스 모드로 총리가 이끄는 민사당(PDS?구 공산당)은 16.2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선거 결과는 당초의 예상을 크게 뒤엎은 것으로 선거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사민당이 브란트 등 서독사민당의 지원유세에 힘입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가 완료된 뒤인 19일 새벽이전의 예측과는 달리 서독의 언론 기관들은 독일연합이 52%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 압승할 것으로 점친바 있다.

한편 서독 ARD-TV는 총24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임기 4년의 4백개 의석 중 기민당, 민주적 출발 및 독일사회연맹 등 보수 3파연합인 독일연합이 1백89석을 차지하는 반면 사민당은 약 90석, 민사당은 60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독일연합의 승리로 동독 최초의 민주정부 첫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로타르 데 마이지레 기민당 당수(50)는 “가능한 한 광범위한 연정을 구성할 것 ”을 선언했으며 패배를 안은 사민당의 이브라힘 뵈메당수도 “투표결과에 실망했다 ”고 패배를 시인하면서 “그러나 국익 차원에서 난제 해결에 노력할 때 ”라고 강조, 조각에 동참할 뜻을 표명했다. 따라서 기민당 중심의 새 정부 구성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4개월전까지만 해도 동독의 집권사회주의통일당(SUP?공산당)의 들러리로서 고무도장 역할이나 수행하던 기민당이 이처럼 동독 제1당으로 부상한 것은 극히 예상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관측통들은 유세 막바지에 서독 기민당이 지원을 적극화한 점과 통독후 돌아올 경제적 실익 등을 기대한 부동표의 보수 선회 등이 독일연합 승리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1월18일 모드로 총리에 의해 종교문제담당 부총리에 임명됨으로써 처음으로 정부관리직을 경험한 마이지레 당수는 지난 40여년간 공산당과의 연립으로 오랫동안 그늘에 가려 있던 기민당을 쇄신, 시장경제와 독일통일을 주장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변모시켜온 인물이다.

관측통들은 서방식의 경제적 풍요에 하루라도 빨리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동독인들의 기대감이 독일연합 득표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보수연합측의 급속한 통일론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기민당과 민사당의 태도가 유권자들에게 우려감을 안겨준 결과가 기민당의 부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마이지레 자신도 “우리는 유세초기부터 통일은 어떠한 전제조건이나 배제사항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고 승리의 이유를 분석하고 있으며 패배한 사민당의 뵈메 당수도 “국민들은 대부분 통일에 대한 지름길을 택했다 ”고 그같은 분석을 시인했다.

또한 분석가들은 이번 보수파연합의 승리를 헬무트 콜 서독총리의 對동독정책의 승리로 평가하기도 한다. “국민 모두를 위한 번영 ” “사회주의가 아닌 자유 ” “우리는 한민   족 ” 등의 구호를 내걸고 콜 총리의 지원 아래 자유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조속한 통일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웠던 독일연합이 대승을 거둠으로써 앞으로 통독과정은 서독의 주도 아래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총선으로 동독은 공산당 주도 과도정부가 못다한 통일협상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으며 빠르면 오는 12월 서독총선을 기해 사상최초의 동서독 통합총선이 실시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까지 일부 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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