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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수록 돌아가라

한국 협상팀, 사전 의견 통합 없이 서둘러 '불안'

서창수 순천향대 교수 ㅣ suh@sch.ac.kr | 승인 2006.07.18(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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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한향란
7월13일 한·미 FTA 협상이 열리는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칼럼니스트 홍세화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협상 전문가로서 지금까지 협상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마뜩치 않은 점이 많다. 8월 초 3차 협상에 들어가기 전 사전 조처나 내부 정리가 필요한 사안이 산적해 있다. 이 가운데 각별히 유의해야 할 점 두 가지를 지적 한다.

국가 간의 대규모 협상은 보통 두 단계로 진행된다. 외국과 본 협상이 진행되기 전에 국가 내부적으로 정부나 의회가 의견을 결집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하나의 합의안을 만드는 과정인 ‘내부 협상’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은 길고 지루할 수 있으며 다각적인 방법으로 설득과 양보, 이해와 절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이 민주적이며 합리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그 다음 단계인 본 협상은 일사 불란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이 절차에서 흠결이 있다. 우선 본 협상을 시작하기 전 주요 이슈에 대한 이해 당사자 간의 의견 조율이나 합의 형성 과정이 미흡했다. ‘밀실 야합’이라는 시위대의 주장은 이러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설령 양측 간에 어떤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시행 과정에서 제대로 시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흔히 협상은 결과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다. 같은 결과를 얻더라도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성공적 협상이 될 수도 있고 실패한 협상이 될 수 있다.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정에서 아무리 성공적인 결과를 일궈내더라도 이 내부 협의 과정에서의 대책이나 보완이 없으면 후유증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당국의 각별한 배려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

또 한가지 이번 협상에서 크게 걱정되는 점은 협상의 타결과 타결 마감 시한을 이미 정해놓은 것이 아닌지 하는 의문이다. 우리가 흔히 협상 과정에서 실수하는 것이 협상을 반드시 타결하려 든다는 것이다. 사실 협상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협의 과정인데, 무조건 타결하고 보자는 식의 협상이 대단히 위험하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 정부가 임기 내에 큰 정치적 치적으로 삼기 위해 이번 협상에서 반드시 무엇인가 타결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미국측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최근 한덕수 부총리가 이번 협상이 반드시 타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언해 무리를 일으켰는데, 협상 전략상의 의도된 발언이라면 이러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 협상팀은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 짓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우리 협상팀에 힘이 생기고 더 창의적이며 유연한 합의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다. 바쁠수록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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