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은 여전히 ‘거물’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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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리포트]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유럽 방문하자 갖가지 소문 난무

 
3·1절, 8·15 광복절, 12월25일 성탄절. 대통령 사면 복권이 거론될 때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있다. ‘좌희정’으로 불리는 안희정씨다. 8월15일을 앞두고 다시 안씨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7월3일 안씨는 7박8일 일정으로 열린우리당 윤호중·이화영·조정식·백원우·민병두 최재성 의원과 출국했다. 이들은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고 7월11일 돌아왔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 다양한 소문이 나돌았다. 안씨와 동행한 이들이 친노 직계(백원우 이화영), 386 의원(윤호중 최재성 조정식), 기획통(민병두)이고, 둘러본 곳이 연정이나 이원집정부제가 활발한 독일·프랑스였다는 점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뭔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그가 귀국하고 나서는 8·15 사면·복권에 포함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심지어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와 자주 접촉했다는 말까지 보태졌다. 불과 며칠 사이에 안씨는 정치권 지각변동을 연출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입길에 오르내린 것이다.

실상은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안씨와 가깝고, 유럽 여행에 동행한 백원우 의원은 “오비이락 격이다”라고 말했다. 백의원은 “유럽 여행은 강금실·진대제 캠프에 참여한 의원들이 선거 뒤풀이 차원에서 의미 있는 정책 투어를 하자고 해서 이루어졌다. 희정이형은 내가 연락했다”라고 말했다. 백의원은 안씨의 고려대 후배다. 지금도 안씨의 대변인을 자처할 정도로 가깝다.

수해 덕 보는 의원도 있네

안씨에 관한 이런저런 소문이 확장되면서  야권 대권 주자 캠프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안씨가 접촉했다는 유력 주자의 측근들이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이후보의 측근은 “확인해보니 사실무근이었다”라고 말했다.

안씨 복권도 열린우리당 정서상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대통령에게)사면·복권을 건의하더라도 정치인은 포함시키지 않겠다. 안희정씨도 제외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정확히 따지면 안씨는 사면이 아니라 복권 대상이다. 2004년 11월 대법원은 안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확정 판결했다. 안씨는 형을 꽉 채우고  출소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사범이기에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안씨가 공직이나 선거에 나가려면, 적어도 2009년 11월이 지나거나 또는 그 전에 복권을 받아야 한다. 복권하지 못하면 안씨는 2008년 예정된 18대 총선에 나갈 수 없다.

지난해 8·15 때 안씨는 자신이 논란이 되자 복권 대상에서 제외시켜달라는 견해를 당에 전달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씨가 입을 꾹 다물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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