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나라당 연대의 서막이 올랐다"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6.07.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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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외상, 열린우리당 내상’. 지난 7월26일 재보선 결과에 대한 한 신문기사 제목이다. 원내 제1당이면서도 한 석도 얻지 못한 열린우리당이 치명상을 입었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재보선 연승신화가 깨진 한나라당이 입은 상처는 어느 정도일까? 쉽게 치유가 되는 간단한 찰과상 정도일까? 아니면 치명적인 좌상일까?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반한나라당 연대의 서막이 올랐다고 평가한다. 성북을 선거구에서 조순형 후보가 당선되면서 ‘반노무현 비한나라당’ 카드가 갖는 위력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반한나라당 구도를 깰 수 있는 파상풍주사를 맞지 않는다면 지금 입은 외상이 썩고 곪아서 결국 또 다시 대선 패배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대권주자들의 대선레이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직격탄을 맞은 사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다. 낙선한 최수영 후보는 이명박계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공천을 받은 최 후보가 낙선하면서 이 전 시장이 부담을 안게 되었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적극적인 지원 유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심을 움직이지 못해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이 전 시장과 비교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유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유탄을 맞은 박근혜 전 대표가 더 아플 수 있다고 말한다. 전당대회 대리전 논란에 이어 이번 성북을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 수해골프 징계 문제 등 계속 되는 당내 갈등의 책임이 박 전 대표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해 골프로 징계를 받은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은 ‘친박’으로 분류되고, 이 때문에 박 전 대표 측이 중징계에 반대했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보선 결과가 큰 틀에서 고건 박근혜 이명박, 빅 쓰리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계개편 논의가 시작되면 당 중심이 아니라 주자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정창교 수석위원은 “이번 선거 결과로 빅 쓰리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다. 잠룡들은 파고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고건 전 총리는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민주당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논의 될 경우 그 중심에 고건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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