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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남의 일이 아니였어요”

교포 2.3세, 경실련 주최 ‘우리 겨레 청년대회’ 참가... 분단 현실 보며 민족애 키워

성기영 기자 ㅣ | 승인 2006.08.23(Wed) 09: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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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백승기
 
 
“큰아버지가 저 곳에 사신다고 들었어요 언제쯤이면 갈 수가 있죠?” 캐나다 워털루 대학 3학년인 강주하군은 경기도 파주군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한땅을 꼼꼼히 살펴본 뒤 걱정스레 물었다. 물론 영어를 사용해서다. 그의 우리말 실력은 ‘저스트 어 리틀(just a little)’일 뿐이다.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기 때문이다.

강군과 같이 어렸을 때 외국으로 이민갔거나 유럽으로 입양된 교포 청년 57명이 지난 8월8일 임진강가의 통일전망대를 찾았다. 이들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관하는 ‘96 세계 우리 겨레 청년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교포 청년들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월7일 세계 열두 나라에 흩어져 사는 해외 교포 청년 1백20여 명은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세계 우리 겨레 공동체(Global Koean Network)' 창립식을 가졌다 경실련 이대영 국제국장의 말처럼 ’비록 모국어도 미숙하고 세계 각지에서 떨어져 살지만 민족 정체성을 키워 나가고 모국의 발전에도 기여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 모임의 목적이다.

이날 창립식에는 미국.일본을 비롯해 캐나다.러시아 등의 해외 교포2.3세들과 유럽 각국으로 입양되어 이제는 조국을 찾아 나설 만큼 성장한 젊은이들이 다수 참가했다.

통일 전망대에를 찾아 나선 청년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소통하리라고는 애초부터 개대할 수 없었다. 어설픈 한국어에서부터 영어.일본어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쓰는 언어는 아주 다행했다. 통성명을 할 때에도 목에 걸린 이름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긴 것이 신기하리만큼 비슷하다는 사실은 이들을 하나로 묶는 훌륭한 끈이 되었다.

한반도에 대해 정보 없고 관심도 적어
통일전망대 나들이에 나선 젊은이들은 바로 눈앞에 펼쳐진 또 하나의 조국에서 눈길을 때지 못했다. 북에서 남하하는 임진강과 남에서 북상한 한강이 하비는 곳인 파주군 탄현면은 북한과 바로 마주보는 지역이다. 가장 가까운 곳을 직선 거리로 재면 4백60m밖에 안된다. 대남 선전 방송이 웅웅대며 들려오는 곳이다. 빌라형 3층 주택과 아파트 등 선전 가옥 수십 채가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다. 여섯 살 때 스위스로 입양되어 그곳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원씨(27)는 하루빨리 북한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막연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언론 매체에서 북한에 대한 기사를 틈나는 대로 모아 읽어 보았지만 도무지 그것으로는 북한의 실상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누가 기사를 쓰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측면만 보여주니 어덯게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알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현실은 김씨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젊은이들도 북한에 대한 정보에 굶주려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재일 교포 3세 청년들이 북한족 정보에 ekh 접근하기 쉬운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그러다 보니 교포 2.3세 젊은이들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 못할 수밖에 없다. 여섯 살 때 캐나다로 이민갔다는 김성일씨(30)는 “교포 2세들은 북한이나 통일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북한이나 통일에 대해 갖는 관심은 그들의 부모들이 전해준 이야기에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세들이 통일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일본쪽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이번 행사에 재일 교포 청년들을 이끌고 내한해 ‘세계 우리 겨레 공동체’ 사무국장을 맡은 김광남 재일한국연구소장은 “교포 3.4세들은 1세와 달리 민단이니 조총련이니 하는 편가르기 의식이 적어 다행이나 갈수록 민족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라고 걱정한다. 이번 행사는 이런 교포 청년들에게 겨레의 의미를 일깨우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이들은 통일전망대 견학을 마친 뒤 광주 망월동 묘지와 광양제철 등을 둘러보면서 조국의 오늘과 내일을 돌아보았다. 국내 일정을 마치면 중국 연길과 백두산 등지를 돌면서 조국의 어제도 더듬어 보게 된다. 조국 탐사 여행을 마치면 이들에게 겨레라는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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