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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타 오만석 TV에서 더 빛나다

드라마·영화에서 활약하는 뮤지컬 배우 많아 공연장으로 관객 끌어들이는 데 일조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 ㅣ 승인 2006.09.04(Mon) 14: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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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주인공 오만석.
 
2005년 <아이다> 한국 공연에서 가수 옥주현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신선한 충격을 일으켰다. 옥주현은 시원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이집트의 속국인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역을 훌륭히 완수해 그해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만 해도 <알타 보이즈>의 김태우·이지훈, <드라큘라>의 신성우, <찰리 브라운>의 김태균 등 많은 연예인이 뮤지컬 무대에 섰다.

뮤지컬 제작사 처지에서는 연예인 캐스팅이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아직은 얇은 뮤지컬 배우층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뮤지컬 제작사가 연예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연예인 또한 이미지 변신이나 새로운 전환점을 기대하며 뮤지컬 무대에 서는 추세이다. 예전에는 주로 뮤지컬 제작사에서 연예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지금은 연예인들이 먼저 뮤지컬에 참여하고 싶은 의사를 내비치곤 한다. 그만큼 국내 뮤지컬 시장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증거이다.

최근 들어서는 거꾸로 뮤지컬 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드라마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뮤지컬 배우를 꼽자면, 단연 오만석이다. 오만석은 드라마 <신돈>에서 원현 스님 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은 후,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는 윤은혜와 호흡을 맞추며 일약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 그는 투박하지만 순수한 경상도 시골 총각 택기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배우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오만석 이전까지만 해도 주인공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1995년 SBS 드라마 <신비의 거울 속으로>에서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주인공을 맡았지만, 뮤지컬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를 주인공으로 선발한 것이었다. 오만석의 경우는 뮤지컬 배우가 가진 노래나 춤 실력보다 순수하게 연기력을 인정받아 드라마에 캐스팅된 사례라 할 수 있다.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 간간이 그의 노래 실력을 엿볼 수 있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다.

그렇다면 뮤지컬계에서 오만석의 입지는 어떨까? 올해 초 한 일간지에서 공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뮤지컬 배우 티켓 파워 순위를 보면 조승우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에 오만석이 올랐다. 3위는 남경주였다. 남경주가 199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대중에게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인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뮤지컬 무대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오만석의 연기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그는 연극 <이>에서 왕과 장생 사이에서 갈등하는 공길 역을 여성보다도 더 여성적인 감성으로 연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뮤지컬계에서 오만석을 확실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로 주목한 것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 그를 지금의 스타로 만든 것은 바로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되어 경합을 벌였던 <헤드윅>이었다. 캐릭터 소화 능력에서는 오히려 오만석이 조승우보다 낫다는 평가를 얻으며 그는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2005년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헤드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높아졌다.

박해미, <하늘이시여> 배득이 역으로 각광

그 다음으로 드라마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배우는 <하늘이시여>의 배득이로 더 유명해진 박해미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를 다 붙여도 전혀 미안하지 않은 악독한 계모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도전 1000곡>이라는 연예 프로그램에서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을 더욱 과시했다.

그녀는 1984년 현대극장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윤복희와 함께 마리아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첫 데뷔 무대에서 주인공에 캐스팅될 정도로 등장이 화려했다. 하지만 같은 또래의 남경주나 그녀보다 후배뻘인 최정원·전수경이 뮤지컬 스타로 이름을 날릴 때 그녀는 개인적 이유로 무대를 떠나고 돌아오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영화 <댄서의 순정>의 박건형, <주몽>의 영포 왕자 원기준, 드라마 의 이종혁, <하늘이시여>의 박해미(왼쪽부터) 등은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것은 2004년 <맘마미아>였다. <맘마미아>의 주인공 도나 역에 캐스팅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현재 공연 중인 2006년 <맘마미아> 앙코르 공연이 최고의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데도 박해미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그녀를 배득이로 기억하는 중년 관객층이 공연장을 찾으면서 <맘마미아>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제 박해미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캐릭터를 캐스팅할 때 가장 높은 개런티를 제안할 수 있는 배우 중의 한 명이다.

지난 6월 막을 내린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신성우와 더불어 주인공을 맡았던 이종혁 역시 뮤지컬 출신으로 연예계를 넘나드는 배우이다. 일반 관객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와 대결하는 불량 학생이나 드라마 <Dr. 깽>에서 순정을 바치는 검사 석희정으로 그를 기억하겠지만, 이종혁은 2001년까지 주로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만 서오던 정통 배우 출신이다. 당시 뮤지컬계에서 이종혁은 관계자들에게는 주목되는 신인이었지만 일반 관객에게까지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다. 뮤지컬 <의형제>에서 주인공 현민 역과 <오! 해피데이>에서 어수룩한 남자 수로 역으로 2001년 공연예술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눈길을 끌기 시작하던 차였다. 그러던 그가 돌연 자취를 감추더니 종종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모습을 드러내다 올해 <드라큘라>로 무대에 복귀한 것이다.

뮤지컬과 영화에서 인기 끄는 배우 곧 나올 듯

국민 여동생 문근영을 근사한 댄서로 탄생시킨 영화 <댄서의 순정>의 박건형도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박건형은 뮤지컬 제작자들이 주연 감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배우였다. 뮤지컬 <더 플레이> <사랑은 비를 타고> 등 주로 히트 창작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그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토요일밤의 열기>에서 토니 역을 맡으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몸치에 가까웠던 그가 6개월가량 트레이닝을 거쳐 댄서로 거듭나면서 그의 균형 잡힌 몸매와 준수한 마스크가 더욱 돋보였다. <토요일밤의 열기> 이후 박건형은 주로 뮤지컬보다는 각종 CF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MC 몽과 <뚝방전설>에 출연하면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몽>에서 영포 왕자 역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원기준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했지만 이 작품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에서 인기가 높아지며 예전 그가 참여한 뮤지컬 활동이 덩달아 부각되고 있다.

뮤지컬 배우들이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는 박건형이 <댄서의 순정>에서 자신의 춤 솜씨를 과시한 것처럼 일반 연기자들에게 부족한 춤과 노래의 재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의 전설>에서 이성재를 몰락시키는 꽃뱀 역을 맡은 문정희 역시 춤 때문에 캐스팅된 경우이다. 그녀는 뮤지컬 <그리스>의 샌디, <록키 호러 쇼>의 재닛 역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바람의 전설>에서 순수한 마스크에 어울리지 않게 도발적인 춤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그녀는 그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유경 역에 캐스팅되면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뮤지컬 배우들이 영화와 드라마에 뛰어들면서, 뛰어난 인재를 빼앗긴 것 같아 서운한 면도 있지만, 그들이 다시 뮤지컬계에 복귀할 때는 뮤지컬을 즐기지 않은 관객까지도 뮤지컬 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득이’ 박해미가 중년 관객층을 몰고 뮤지컬계에 돌아온 것이나 이종혁·오만석 등이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층을 뮤지컬 공연장으로 안내한 것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아직까지 뮤지컬 스타 그 자체로서의 지명도를 업고 연예계에 진출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뮤지컬의 인기를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어가는 휴 잭맨(<엑스맨> 울버린 역) 같은 배우가 국내 뮤지컬계에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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