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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뒤에 ‘학 자 5인방’ 있다

보수층 대변하는 시마다 교수 등이 핵심 브레인 역할…재계 ‘사계절회’, 정계 ‘NAIS’도 주목

도쿄·히라이 야스시(<슈칸 긴요비> 편집자) ㅣ | 승인 2006.09.18(Mon) 11: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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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
위는 2002년 10월2일 납북 북한인들과 관련해 기자 회견을 여는 아베 장관. 왼쪽은 북한 납치 문제와 관련해 아베의 브레인 역할을 한 나카야마 교코, 오른쪽은 아베의 외교 참모인 사이키 아키타카 주미 공사.
 
 
대북 강경파의 선봉으로 떠올라 강경 이미지가 주요 지지 기반이 된 아베이지만, 총재 선거 입후보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관을 철저히 숨기고 있다. 9월1일 출마 선언 이후 개최된 아소 타로 외무장관과 타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장관과의 토론회 때도, 가장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한 사람이 아베였다. 하지만 아무리 아베가 자신의 사상을 감추려 하더라도 그의  참모나 인맥을 살펴보면, 아베 장관이 앞으로 일본의 재상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아베 관방장관은 평소 ‘내가 결정하면 측근에게 전한다’라며 참모에게 의지하지 않는정치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베 장관의 행적을 더듬으면, 아베의 참모·브레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사상·행동과 아베 본인 사이에 어떤 모순도 찾을 수 없다. 아베의 참모 가운데 일부는 차기 정부의 각료가 될 가능성도 높다.

헌법 개정·전쟁 핵심 부정 등 한목소리

아베의 ‘브레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5인방이라고 불리는 보수 논객들이다. 올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도 아베 신조는 이 5인방 논객들과 참배 여부를 상담했다고 한다. 5인방은 이토 테쓰오 일본 정책센터 소장, 시마다 요이치 후쿠이 현립대학 교수, 나카니시 데루마사 교토 대학 교수, 니시오카 쓰토무 도쿄 기독교대 교수, 야기 히데쓰구 다카사키 경제대학 교수이다. 시마다 교수를 제외한 네 명은 아베를 응원하는 조직인 <일어서라! 일본 네트워크>의 대변인이기도 하다. 8월 이 조직이 출범할 때 언론은 “그림자 측근들이 마침내 얼굴을 드러냈다”라고 보도했다. 아베는 5인방의 조언에 따라, 8월15일 종전기념일 참배를 취소하고 다른 명절 때 참배하기로 결정했다.

5인방 멤버는 모두 헌법 개정, 왕실 옹호, 일본의 전쟁 책임 부정 등 아베의 사상을 공유하는 일본 보수층의 주요 논객이다. 이들은 또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부정하고 인권 운동을 폄하는가 하면 부부가 성을 따로 쓴다든지(일본은 민법에서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실에서 성 프리 교육을 하는 데 극구 반대해왔다.

이들 5인방은 그동안 일본 매스컴이 좌경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은 항상 비주류로 남아왔다고 인식한다. 전국매체로서 그들이 활동할 수 있던 곳은 후지산케이 그룹의 산케이 신문 정도였다.
이 5인방이 아베 후원군이 된 데는 아베가 아베 신타로 외무장관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기시 노부스케의 손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아베를 통해 보수층의 주류를 바꾼다는 오랜 소망을 이루려고 한다.

5인방의 면면을 보자. 니시오카 쓰토무(50)는 한국의 연세대 국제학과에 유학에 유학한 적이 있는 자칭 지한파다. 1982년에서 1984년까지는 외무부 전문조사원으로 주한 일본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1990년에서 2002년까지 월간지 <현대 코리아>의 편집장을 맡았다.
한국말을 잘하는 그는 통역으로 활동한 적도 있고 한국·북한 관련 저작도 많다. ‘납치 일본인 구조회’의 사무국장이며,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만든 핵심 인물이다. 북한 납치 문제를 쟁점화해 정치적으로 성공한 아베로서는 니시오카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토 테쓰오(59)는  대학에 속하지 않고 1984년에 설립된 일본 정책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평화헌법 개정 문제 등을 중심으로 보수 활동을 전개해왔다. 월간지 <내일에의 선택>을 발행한다. 보수 단체 ‘일본회의’의 상임이사이며, ‘교과서를 개정하기 위한 교과서 개선 연락 협의회’ 운영위원장이다.

시마다 요이치(49)는 문부과학부 교과서 조사관을 거치고, 현재 후쿠이 현립대학 교수로서 국제 정치를 전공하고 있다.‘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부회장이자, 납치 피해자 가족 지원 단체 ‘구조회’ 부회장이다.종군 위안부의 강제 연행을 인정한 고노 중의원 의장의 발표문을 수정해야 한다고 아베에게 직접 제언해왔다. 올해 5월에는 납치 피해자 가족인 요코타자와 함께 미국 하원 공청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나카니시 테루마사(59)는 교토 대학 대학원의 인간환경연구과 교수로 다카사카 타카시의 직계 제자이며, 일각에서는 교토를 대표하는 국제적 학자라고 칭송하기도 한다. 아베 관방장관의 외교·안보 관련 기고문을 대필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 나카니시는 ‘새역모’ 이사였으나, 2006년 5월에 사임하고 , 야기 히데쓰구와 함께 ‘일본 교육 재생 기구’ 대표 발기인을 맡았다.

야기 히데쓰구(44)는 현재 다카사키 경제대학 교수(헌법학)이다. 후지산케이 그룹 산하 후지TV의 프로그램 심의회 위원을 맡고 있다. 야기 교수는 현재 일본의 성 교육은 외국에 비해 급진적이고 프리 섹스를 용인하고 있어서 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기 교수는 ‘새역모’ 회장이었지만 ‘새역모’의 내분에 의해 올해 2월 이사회에서 해임되었다. 야기 교수가 중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새역모’의 강경파 반공 진영에서는 크게 문제를 삼았다. 야기 교수는 얼마 전 MBC <PD수첩>에서 다룬 재일 한국인 우파 저널리스트 오선화와 공저한 적도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아베는 총리 선거를 앞두고 ‘열린 보수’를 자임하고 있는데, 야기 교수같은 사람마저 친공산 진영이라고 몰아세우는 ‘새역모’와 같은 ‘닫은 보수’에 비하자면 외교 자세는 다소 유연해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미국 쪽 협력자들, 일본판 NSC 구상에 깊이 관여

일본 우익은 대미 외교를 놓고 양분되어 있다. 미국과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친미우익과 미국 추종 정책을 비판하는 반미 우익이 있다. 아베 신조는 전자인 친미 우익에 속한다. 일·미 안보 조약은 아베 신조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1973년에 단행한 것이며, 아베는 이것을 강화하는 정책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일본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이며, 북한을 염두에 둔 요격 미사일 시스템이다.

   
   
 
일본판 NSC 구상과 관련해 아베를 지지하는 이는 사이키 아키타카 미국 특명 전권 공사라고 한다. 사이키는 2002년의 납치 문제를 다니우치 쇼타로 외무 사무관(당시는 관방 부장관보)과 함께 다룬 인물이다. 일본판 NSC 구상의 미국 쪽 협력자 중 한 명인 다라우치 대통령 보좌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아베 신조에게 알려준 것은 가토 주미대사라고 말해진다. 해들리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일본판 NSC 구상의 협력자라고 알려져 있다.

고이즈미 정권에서 대변인으로 일해온 아베는, 고이즈미 정권과 맞서는 정책을 정면으로 취할 수는 없었다. 대신 아베가 택한 것은 양극화 사회를 전제로 한 ‘재도전 지원‘ 정책이다. 재도전 지원 정책이란 경제적으로 실패한 시민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정부가 도와주는 정책이다. 일종의 사회 운동과도 같은 이 정책을 관리한 것이, 내각 관방 부장관 시대의 보좌관인 사카 아쓰로다. 사카 아쓰로는 내각 관방 부장관보이며 재무성 출신이다.  아베 아래에서 각 부처의 국장급을 모아 재도전 정책을 만들었다.

아베는 재계와의 창구도 마련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계절회’이다. 1년에 네 차례 회합을 가진다고 해서 나온 이름이다. 원래 사계절회는 요사노 경제재정상(68)의 지지 세력이었다. 요사노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수상의 사무소 소장으로 시작해 중의원 의원이 된 인물이다. 그는 2000년의 선거에서 낙선한 후 아베 신조를 사계절회에 소개해주었다. 사계절회는 그 이후 아베를 감싸는 모임이 되었다. 사계절회 멤버는, 가사이 타카유키 JR토카이 회장, 가쓰마타 도쿄 전력 사장, 니시오카 미쓰비시 중공업 회장, 미치오 야마사 사장 등 유력 기업의 최고경영자 20명이다. 재계 활동이 활발한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의 딸은 아베의 형수다.

아베를 지지하는 의원 그룹으로는 ‘NAIS’가 있다. NAIS는 모임을 주도한 중의원 의원 네 명의 영어 이니셜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각각 네모토 타쿠미(N)·아베 신조(A)·이시하라 노부테루(I)·시오자키 야스히사다(S). 아베 신조의 초선 때부터 정책 연구를 함께 해왔다. 이시하라 노부테루(49)는 도쿄 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의 장남이다.

또 총재 선거 추천인 중 한 명인 히라사와 카쓰에이 중의원 의원(61)은 도쿄 대학 재학생 시절 아베 신조의 가정 교사를 맡기도 했다. 히라사와는 졸업 후, 경찰 관료가 되었지만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아베 신조의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

이 밖에 아베 진영으로 분류되는 정치가로 1997년에 ‘일본의 전도와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신진 의원의 회’를 함께 결성한 나카가와 쇼이치 중의원 의원, ‘과격한 성교육을 생각하는 자민당 프로젝트 팀’의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 의원, 시모무라 하쿠분 중의원 의원, 고가 토시아키 도쿄 도의회 의원, 이나다 토모미 중의원 의원 등이 있다. 이나다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가 진보 진영측과 벌이고 있는 재판에서 야스쿠니측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흔히 세대 구분을 2차대전을 기준으로 전전 세대와 전후 세대로 나눈다. 그동안 자민당  주류 정치가인들은 전쟁 체험자가 많았고, 그들은 전쟁 문제에는 늘 걱정스러운 태도를 보이곤 했다. 이제 나이가 든 전쟁 체험 세대는,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시키고, 자위대의 발을 묶는 헌법 9조를 개정하라고 주장하는, 호전적이고 용감한 소장파 의원들과 대립하고 있었다. 전후 세대가 배출한 첫 총리인 아베 신조의 참모와 측근 상당수는 전후 태생이다. 아베의 일본은 이들 호전적인 전후 세대의 일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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