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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에 ‘시선 재집중’

미디어/언론인 영향력에서 독주 체제 구축…매체는 KBS·조선일보 ‘양강’

소종섭 기자 ㅣ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10.20(Fri) 22: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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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손석희 교수는 정곡을 찌르는 진행을 해 인기를 끈다.
 
손석희 교수(성신여대·문화정보학부)가 굳혔다. 조사 대상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손교수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5%를 얻어 9.6%를 차지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제치고 <시사저널>이 1994년부터 진행한 이 분야 조사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위는 9.4%를 얻은 KBS 정연주 사장이 차지했는데, 1, 2, 3위 격차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손교수의 독주 체제가 두드러진다. 손교수는 24.0%를 얻어 9.8%를 얻은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3위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차지했는데 7.3%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같은 회사 김대중 고문과 자리바꿈을 하며 4위를 기록했다.

MBC 아나운서국 국장을 지낸 손교수는 지난 3월 교수로 변신했지만, 그의 인기는 교수가 된 이후 더 높아졌다. 그가 진행하는 MBC FM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최강자이다. 다른 방송사들이 이 프로를 따라잡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시선집중>은 월~토 오전 6시5분부터 8시까지 방송되는데 정곡을 찌르는 손교수의 질문 때문에 관료들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기피한다는 말이 방송가에 나돈다. 다르게 보면 그만큼 궁금한 점을 에두르지 않고 시원하게 묻는 것이 청취자들이 손교수에게 박수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손교수는 “구체적인 답을 얻기 위해서는 분명히 따져 물을 수밖에 없다. 나는 논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질문한다”라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기업인들이 손교수를 가장 높이 평가했는데 올해는 정치인(42.00%)·언론인(29.0%)·사회단체(26.0%) 순이었다. 기업인(17.0%)과 법조인(19.0%)들은 낮은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10개 전문가 집단에서 손교수가 1위를 놓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총론에서뿐 아니라 각론에서도 손교수의 질주가 눈에 띈다.
올해 조사에서 주목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조선일보 계열 언론인들이 순위권에 다시 진입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위에 그쳤던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이 8위에 올랐다. 2003년 퇴임한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7위에 오른 것도 이색적이다. 방명예회장은 2004·2005년 조사에서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올해 10위 안에 김대중(2위)·방상훈(4위)·방우영(7위)·조갑제(8위) 등 조선일보 계열 언론인들이 네 명이나 오른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디어오늘> 박원식 편집국장은 “사회 분위기가 보수화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방우영 명예회장이 순위에 든 것은 납득이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교수·법조인·사회단체·문화 예술인들은 방명예회장을 꼽지 않았으나, 기업인·금융인·종교인·행정 관료 등이 그의 순위를 끌어올렸다. 조사 결과만으로 보면 현 정권 들어 강한 ‘안티 조선’ 운동에 직면했던 조선일보는 영향력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었다.

   
 
ⓒ시사저널 한향란
올해 10위권에 진입한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이 밖에 엄기영 MBC 앵커(5위), 최문순 MBC 사장(6위),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9위), 리영희 전 교수(10위)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불리며 존경받아온 리영희 전 교수는 지난 9월 저작집을 발간하며 절필을 선언한 뒤 주목되면서 1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조선일보와 달리 지난해 송필호 사장(9위)·홍석현 전 회장(10위) 등 두 명이 10위 안에 들었던 중앙일보는 올해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홍석현(13위)·김영희 상임고문(14위)·송필호 사장(16위) 순으로 10위권 외곽에 머물렀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도 지난해 10위 안에 올랐는데 올해는 15위에 그쳤다. 2004년 9위, 2005년 8위에 오르면서 기염을 토했던 오대표는 올해 크게 하락했다.

KBS-조선일보-MBC로 이어지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순위는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벌써 6년째다. 지난해 KBS(60.%)가 조선일보(59.1%)와 샅바 싸움을 벌이다 근소한 차로 앞섰는데, 올해도 두 매체의 1위 싸움이 치열했다. 지난해는 1.2% 차이가 났으나 올해는 KBS가 56.5%, 조선일보가 55.6%를 기록해 0.9%로 좁혀졌다. KBS는 올 한 해 KBS 노동조합이 ‘정연주 사장 퇴진 투쟁’을 펼치면서 내홍이 심했다.
교수·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 예술인들은 조선일보를, 종교인·법조인·언론인·행정 관료들은 KBS를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로 꼽았다.

조선일보 계열 언론인들 동반 약진

올해 조사에서 특징적인 점은 양강 구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BS·조선일보·MBC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3강 구도를 형성했는데, 올해 들어 MBC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42.0%를 얻어 3위를 기록했던 MBC는 올해 3위 자리는 지켰지만 영향력은 33.2%로 낮아졌다. 최문순 사장이 취임한 지 2년6개월이 넘었지만 MBC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위와 5위 다툼도 치열하다. 지난해 20.6%를 얻은 동아일보를 제치고 22.3%를 기록해 4위를 차지했던 중앙일보는 올해 동아일보에 뒤졌다. 이번 조사에서 동아일보는 20.5%를 얻어 19.6%에 그친 중앙일보를 근소하게 제쳤다. 행정 관료· 언론인·정치인·들은 중앙일보에, 종교인·문화 예술인·사회단체·금융인·기업인·법조인 등은 동아일보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중앙일보에 뒤진 것으로 평가되던 동아일보가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적인 편집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와 올해 추세로 볼 때 두 신문의 순위 다툼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SBS·한겨레·오마이뉴스·다음이 순서대로 이들의 뒤를 이어 10위권에 들었고, YTN과 매일경제·연합뉴스가 10위권 진입을 바짝 노리고 있다. 지난해 10위 안에 들었던 YTN과 매일경제는 네이버와 다음에 밀렸다.

‘한국에서 가장 신뢰하는 매체’ 순서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겨레가 26.5%를 얻어 24.3%였던 지난해보다 약간 상승했고 그 뒤를 KBS-조선일보-MBC-동아일보가 이었다. 지난해 9위였던 경향신문이 7위로 뛰어올랐고, 오마이뉴스, 매일경제, YTN이 약간씩 뒤로 밀렸다.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 혹은 세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언론의 영향력은 2004년 3위, 2005년 5위, 올해는 한 계단 더 낮은 6위로 조사되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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