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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줄기세포 실험’ 또다시 성공하나

[이인식의 시사과학] 11월 중간선거 승리하려 ‘연구 지원’ 거부…결과 미지수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ㅣ 승인 2006.10.20(Fri) 22: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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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연합
조지 부시 대통령(위)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민주당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11월7일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2005년 ‘황우석 파동’에서 드러난 것처럼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편으로는 생명 윤리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수정 후 14일까지의 초기 배아에 대해 연구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종교 단체들은 모든 배아 연구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대선 과정에서 “살아 있는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연구에 국민 혈세가 사용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미국 사회의 보수층 표를 겨냥한 선거 공약이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인 2001년 8월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온건파에 속하지 않으며 정치적 기본 견해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다. 1964년 배리 골드워터 상원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계기로 모습을 드러낸 네오콘은 과학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켰다. 네오콘의 보수주의, 곧 변화를 거부하는 정치 사상과 낡은 신념을 거부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과학기술 사이에 적대적 관계가 형성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지난 50년간 정치적 변방에서 공화당을 장악하는 위치에까지 오는 과정에서 네오콘은 두 핵심 세력, 곧 종교적 보수 집단과 산업계에 크게 의존했는데, 두 집단 모두 과학과 갈등을 일으키기 일쑤였다. 가령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은 진화론을 공격하고 창조론을 옹호했다. 네오콘이 거의 신적인 존재로 추앙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0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화론에 중대한 결함이 있으므로 공립학교에서 성경의 천지창조를 가르쳐야 한다고 공언했다.

정부 규제에 영향을 받는 산업계는 연방정부의 통제를 약화시키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과학자들과 전면전을 벌이곤 했다. 1962년 출간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며 화학 살충제의 위험성을 폭로했는데, 화학업계는 카슨의 주장에 흠집을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또 기업들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높인다는 기후과학자들의 이론을 맹렬히 비난했다.

2004년 대선에서는 보수층 결집에 도움

네오콘처럼 우익 진영만이 과학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니다. 좌파들에 의해 과학이 오용된 사례도 적지 않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핵심 의제인 환경보호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극우 단체들, 예컨대 그린피스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공격하며 사람의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펼쳤다. 환경론자들은 지엠오를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라고 비난하지만, GMO가 인체에 위험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 물론 좌파가 과학 정보를 정치적으로 왜곡한 정도는 우파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골드워터부터 부시에 이르기까지 네오콘이 과학을 정치화함에 따라 과학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린 부시의 적수는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였는데, 4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과학자들이 케리 후보 지지를 밝힐 정도였다.

2004년 대선에서도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주요 쟁점이 되었다. 물론 부시는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했다. 2006년 7월18일 미국 상원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자금 지원 법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그러나 다음날 부시 대통령은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2001년 취임 이후 최초의 거부권 행사였다.

미국 정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11월 중간선거에서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부시의 계산대로 선거 결과가 맞아떨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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