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전쟁 ‘별동군’ 케이블 드라마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11.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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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 대전을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케이블 방송의 편성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케이블 드라마의 편성 전략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올해는 ‘케이블 드라마 원년’이라 할 만큼 케이블 텔레비전에서만 볼 수 있는 드라마들이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채널CGV는 지난 10월27일~10월31일 5부작 드라마 <프리즈>를 방송했다. 뱀파이어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밤 12시에 시작했고, 5부작 드라마를 내리 5일 동안 방송했다. 시청률 면에서 <프리즈>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케이블에서는 통상 시청률이 1%를 넘으면, ‘대박’으로 통하는데, <프리즈>는 첫 방영에서 시청률 1%와 점유율 5.79%를 보였다(5일 평균 시청률은 0.762%). 제작사나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순조로운 진입’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방송 전에 제작사 옐로우필름과 채널CGV는 어느 시간대에 방송할지 시청률 표를 앞에 두고 논의했다. 케이블 방송의 프라임 시간대는 오후 11시 이후(얼마 전 개국한 tvN이 드라마 <하이에나>를 수·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주 타깃인 젊은층의 귀가 시간이 늦은 데다 다른 케이블 채널에서 외국 드라마 시리즈물을 오후 11시에 편성하는 것을 감안해 공중파든, 지상파든 경쟁 프로그램이 없는 밤 12시를 방송 시간으로 선택했다. 시청자의 관심도를 집중시키고, 시청 편의를 위해 5부작을 5일 연속으로 편성했다. 여기에 드라마 내용도 고려했다. 채널CGV측은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어두운 분위기이고, 흡혈귀가 자정부터 깨어난다는 속성을 착안해 프라임 시간대인 12시를 택했다”라고 말했다.

<프리즈>나 <하이에나>가 다른 프로그램과 맞대결을 살짝 피해갔다면, 11월11일부터 첫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썸데이>는 정면 대결을 벌인다. OCN은 이 16부작 미니시리즈를 토·일요일 밤 10시에 방송한다. 이 시간대는 <대조영> <사랑과 야망> <환상의 커플> 등 공중파 드라마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OCN은 배두나·김민준 등이 출연하고, <실미도>의 작가 김희재씨가 작가로 나서는 등 드라마가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만큼 공중파와 겨루는 ‘실력 편성’을 해도 자신이 있다는 태도이다. 젊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버스 측면 광고를 하고, 92개 메가박스 상영관에서 <썸데이> 예고편 광고를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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