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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의원 72명, ‘버블세븐’ 아파트 보유

한나라당 의원 38명으로 최다…시세 차익은 총 5백95억원

고제규 기자 ㅣ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11.20(Mon) 10: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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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진기자단
지금 집 사지 마라’는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던 이백만 홍보수석은 서울 강남에 2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소유한 것이 밝혀져 논란 끝에 사퇴했다
 
 
“청와대 1급 이상 재산 공개 대상자 36명 중 17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20채를 소유하고 있다. 국민은행 아파트 가격 기준으로 무려 2백41억원에 달했다.” 지난 11월1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참모들이 앞으로는 강남 필패를 주장하면서, 뒤로는 강남 불패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그런데 이의원의 이런 질타는 동료 의원들에게도 향해야 할 것 같다. 국회의원 역시 버블세븐 지역을 대상으로 한 ‘주테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시사저널>은 국회의원 2백97명의 부동산 소유 실태를 조사했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는 매년 2월 국회의원의 재산을 공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8일에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목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 7월과 10월의 재·보선으로 당선한 의원들도 추가했다.

공직자윤리법에는 부동산 재산을 신고할 때 처음 등록한 연도의 기준시가를 신고한다.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신고한 첫 해의 기준시가가 변함없이 공개된다. 기준시가는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선 의원의 경우 10년 전 기준시가가 재산 공개 때마다 그대로 공개되기 일쑤다. 공직자 재산 공개 뒤에 매년 ‘생색 내기’ 공개라는 비판이 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시사저널>은 의원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실거래가를 추적했다. 특히 부동산 폭등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버블세븐 지역(강남·서초·송파·목동·평촌·분당·용인)에 주목했다. 이 지역에 의원들이 보유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단독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은 제외하고 아파트로 한정한 것은 시세 차익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먼저 의원들이 자신이나 배우자 이름으로 보유한 아파트를 파악했다. 정확한 주소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는 같은 아파트의 동일한 평형 아파트 시세를 추적했다. 실거래가는 업계에서 표준 시세로 통하는 국민은행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다. 건설교통부의 부동산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실거래가와도 비교했다.
시세 차익을 알아보기 위해, 과거 실거래가는 의원들이 처음 신고한 해의 아파트 값을 찾았다. 예컨대 2005년 2월 재산 공개 때 새롭게 아파트 보유를 신고했다면, 그해 2월의 실거래가를 찾는 식이다. 다만 2003년 이전에 신고해 계속 보유한 경우, 정확한 가격을 파악하기 어려워 2003년 7월을 과거 실거래가 기준으로 삼았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최소한의 시세 차익을 반영한 것이다.

재적 의원 2백97명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에 자신이나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오피스텔 포함 주택 기준)을 보유한 의원은 97명이었다. 부모나 자녀 명의로 된 보유한 부동산은 제외했다.

97명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72명이다. 열린우리당 의원이 25명이고, 한나라당 의원이 38명이다. 이 가운데 고흥길(한나라당·성남 분당갑) 유승민(한나라당·대구동을) 윤건영(한나라당·비례대표) 이근식(열린우리당·송파병) 의원은 각각 이 지역에 아파트를 두 채씩 보유했다. 고흥길 의원과 이근식 의원은 지역구가 버블 세븐 지역이다. 그런데 고의원의 경우는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송파구 잠실동에도 아파트를 보유했다. 72명이 보유한 아파트의 11월 현재 총 실거래가는 1천2백30억원에 달했다. 공직자 재산 공개 때 신고한 기준시가(4백58억)의 세 배나 되었다.

   
 
ⓒ연합뉴스
지난 5월2일 이른바 3·30 부동산 법안이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 끝에 통과되었다
 
 
실거래가로 조사된 아파트 가운데 김종률 의원(열린우리당·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이 보유한 아파트 값이 가장 높았다. 김의원이 보유한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의 현재 시가는 35억원에 달했다. 김의원이 지난 2004년 재산 등록 때 신고한 기준시가는 23억원이었다.

엄호성 의원(한나라당·부산 사하갑)이 보유한 강남구의 타워팰리스 아파트 값은 33억5천만원이었고, 정진석 의원(국민중심당·충남 공주·연기)이 보유한 강남구의 현대아파트는 27억7천5백만원, 진영 의원(한나라당·용산) 과 정형근 의원(한나라당·부산 북강서갑)의 배우자 명의로 각각 보유한 강남구의 아파트는 똑같이 26억원을 호가했다. 박병석 의원(열린우리당·대전 서갑)이 보유한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아파트, 권영세 의원(한나라·영등포을)이 가지고 있는 강남구 현대아파트, 신국환 의원(국민중심당)이 소유한 타워팰리스 시가가 모두 20억원대 이상이었다.

정형근 의원, 버블세븐 등에 주택 네 채 보유

이들 가운데 버블 세븐 지역이 지역구인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특히 정형근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와 자신 명의의 서초구 서초동 주택, 그리고 부산 사하구 주택, 부산 북구 아파트 등 총 네 채를 보유했다. 정의원처럼 두 채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면서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도 적지 않았다.

강봉균 의원(열린우리당·전북 군산)은 배우자 명의로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와 성남시 분당구에 빌라를 보유했다. 문병호 의원(열린우리당·인천 부평갑)은 서초구 반포동과 영등포구 여의도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오제세 의원(열린우리당·충북 청주 흥덕갑)은 성남시 분당구에 오피스텔과 강동구 상일동에 빌라를 가지고 있다. 우윤근 의원(열린우리당·전남 광양·구례)도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와 강남구 현대2차 아파트 등 버블세븐 지역 주택을 포함해 총 네 채를 보유했다. 이계안 의원(열린우리당·동작을)은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와 도곡동 현대빌라아파트를, 이계진 의원(한나라당· 강원 원주)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파트와 영등포구 한성아파트를, 이한구 의원(한나라당·대구 수성갑)도 성남시 분당구와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파트를 보유했다. 조배숙 의원(열린우리당·전북 익산을)은 서초구 서초동의 아파트와 마포구 노고산동의 오피스텔을 소유했다. 이들은 모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6억원을 훌쩍 넘는 대상이다.

특히 버블세븐 지역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의원들은 예외없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고흥길 의원(한나라당·성남 분당갑)은 자신의 지역구이자 버블세븐 지역인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실거래가가 13억8천5백만원이고, 고의원이 송파구 잠실동에 보유한 아파트 역시 13억7천5백만원 선이다. 역시 버블세븐 지역이 자신의 지역구인 이근식 의원(열린우리당·송파병)이 보유한 송파구 한양아파트가 11억5천만원,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아파트가 14억7천5백만원이다. 반면 버블세븐 지역이 지역구가 아닌 유승민 의원(한나라당·대구 동을)이 보유한 강남구 경남아파트는 17억1천5백만원이고, 지난해 배우자 명의로 구입한 성남시 분당구 한양아파트의 시가는 현재 6억8천7백50만원이다.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시세 차익이 큰 편이다. 지난 3년간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강남 3구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88.74%에 달했다. 그래서 강남권 아파트를 한번 사면 오래 보유하기 마련이다. 이 72명 의원이 보유한 아파트의 시세 차익을 추적해보았다. 재산 등록을 한 해의 실거래가와 11월 현재의 시세 차익을 비교했다. 2003년 이전에 등록한 경우는 모두 2003년 7월의 실거래가를 반영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13일 토지정의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부동산 정책 후퇴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72명이 보유한 현재 시가에서 과거 시가를 뺀 총액을 합치면 5백95억원에 달했다. 2003년 7월을 기준으로 삼았기에 실제 시세 차익은 이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추적 가능한 아파트의 시세 차익을 따져보니 3년 사이에 10억원 이상 오른 ‘대박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8명이었다. 엄호성 의원(한나라당·부산 사하갑)은 지난 2000년 재산 등록 때 타워팰리스를 신고했다. 이 아파트의 2003년 7월 실거래가는 17억2천만원이었는데, 현재 33억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3년 만에 16억3천만원이 오른 것이다. 정진석 의원(국민중심당·충남 공주·연기)이 보유한 27억7천5백만원 상당의 아파트의 3년 전 실거래가는 12억9천5백만원이었다. 역시 두 배 넘게 올랐다.

이처럼 10억원대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둔 의원들의 아파트는 주로 버블세븐의 노른자라 할 수 있는 강남권에 위치해 있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보유한 권영세 의원(시세 차익 12억4천5백만원),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을 소유한 김종률 의원(시세 차익 10억7백50만원),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홍준표 의원(시세 차익 10억5백50만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홍창선 의원(시세 차익 10억2백50만원),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아파트를 보유한 진영 의원(시세 차익 10억원) 등이 이 10억원 대 시세 차익의 효과를 얻었다.

그런데도 공직자 재산 공개 때는 이런 시세 차를 알 수 없다. 예컨대 2000년에 재산 신고를 한 박병석 의원은 반포아파트를 기준시가인 4억3천만원에 신고했다. 그동안 소유권 변동이 없어, 매년 재산 공개 때마다 이 액수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현재 24억1천5백만원에 달한다. 실거래가와 기준시가의 차이가 이렇게 큰 의원들은 대다수가 박의원처럼 재선 이상급 의원들이다.

1996년 서초구 반포동 한양아파트를 처음으로 신고한 이해봉 의원(한나라당·대구달서을)은 당시 기준시가인 3억8백만원에 신고했다. 지난 2월 재산 공개 때 이 아파트 값은 10년 전 그대로였다. 하지만 실거래가는 15억1천5백만원 선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아파트를 보유한 김광원 의원도 1996년 4억5백만원에 신고했다. 지금은 14억7천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현재 시세와 재산 공개 때의 가격이 10억원대 이상 차이가 나는 의원은 27명에 달했다.

이처럼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원들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처럼 이 지역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지만, 아파트 반값 공급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의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버블세븐 지역 이외에서 두 채 이상의 아파트를 의원도 42명이나 있고, 이 가운데는 네 채 이상을 보유한 의원도 있다.

그런데도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의원들이 이목을 끄는 것은, 바로 이 지역이 부동산 값 폭등의 진원지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이면서 지역구도 아닌데 굳이 버블세븐에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부동산 관련 법안을 다루는 의원들도 말로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따지면서, 자신들은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주테크’를 발휘한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이같은 오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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