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2중대는 안 된다”
  • 안철흥 기자 (ahn@sisapress.com)
  • 승인 2006.11.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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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정권 교체보다 개혁이 중요”

 
뉴라이트 세력의 분화 속도가 빠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미 정치 시즌이 개막했다는 뜻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전국연합)이 ‘정권 교체를 위한 보수 대연합’을 외치며 사실상 한나라당과 손을 잡았다. 유석춘 공동대표는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 되었다. 하지만 ‘원조 뉴라이트’ 격인 자유주의연대는 이런 흐름에 대해 비판적이다. 11월23일, 자유주의연대 사무실로 찾아가 신지호 대표(43)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전국연합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는데.
현재와 같은 정권이 다시 태어나서는 안 되지만,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나아질지는 의문이다. 제대로 된 정권 교체를 위해서 기존 우파를 철저히 혁신하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5·31 지방선거 압승 이후 과거로 회귀해버렸다. 진정한 뉴라이트라면 한나라당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정신차리도록 비판해야 한다. 문제투성이 당에 기어들어가 스스로 2중대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전국연합과 한나라당의 결합은 ‘반노무현 비한나라 세력의 결집’ 같은 플러스 알파를 만들지 못한다는 점에서 별 의미가 없다. 원래 그 판에 끼고 싶어하던 ‘집토끼’들이 뉴라이트라는 브랜드를 업고 합류한 것뿐이다.

전국연합측은 신대표의 반응이 뉴라이트 운동의 대표성을 빼앗긴 데 따른 질시라고 보는 것 같다.
일반인들은 우리와 전국연합을 구분하지 못하므로 우리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고, 따라서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사회운동에서는 지적재산권 보장이 안 된다. 우리가 원래 김진홍 목사(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를 모시고 뉴라이트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의 우파 운동 역사를 보면 지식인 운동과 기독교 우파 운동이 결합하듯 우리도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정치권 낙선자들이 뉴라이트를 정치 재개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고 김목사가 그들을 끌어안으면서 우리 관계도 끝났다. 김목사는 그후 전국연합을 따로 출범시켰다.

정치 참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회운동의 진화 과정을 보면 사상운동이 먼저 일어나고, 대중운동과 정치운동으로 발전한다. 뉴라이트 운동은 지난 2년 동안 솔직히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지금은 내실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어젠다 세팅 작업이 중요하다. 물론 대선 국면과 총선에서 정치 참여의 기회가 올 것이며, 그때 정치권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은 정치를 하더라도 정확하게 하자는 거다. 뉴라이트의 확고한 주체성과 콘텐츠를 가지고 한나라당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만 정치 참여의 의미가 있다.

참여한다면 한나라당이 대상인가?
말장난일 수 있지만 정치 참여를 고민할 때 기본 전제는 당이 아니라 후보여야 한다. 결합되면서 한나라당 간판은 내려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 대담에서 “자유주의 개혁을 통한 국가 선진화를 잘 실행할 수 있다면 열린우리당 후보라도 지지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한나라당 중심의 정권 교체가 아니라 자유주의 개혁을 통한 국가 선진화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다.

결합한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한가?
우리는 스스로 NR(뉴라이트) 캠프라고 부른다. NR 캠프의 특징은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이슈를 공론화시키고,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도 하고, 정책 검증도 할 예정이다.

때를 봐서 지지 후보를 밝히나?
거기까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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