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의 ‘괴물’
  • 안철흥 기자 (ahn@sisapress.com)
  • 승인 2006.12.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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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 <괴물> 감독 봉준호/한국 영화의 모든 흥행 기록 깬 ‘대가’

 
2006년. 올해는 한국 영화가 유례없는 ‘괴력’을 발휘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연 평균 60%대에 진입했으며, 한 해 동안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가 100편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왕의 남자>(지난해 12월29일 개봉), 하반기에는 <괴물>. 한 해에 영화 두 편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1천3백1만9천7백40명. 1백5일의 장기 상영 끝에 지난 11월8일 막을 내린 영화 <괴물>이 기록한 관객 숫자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모든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개봉 당시 6백20개 스크린을 잡으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지만, <괴물>의 괴력을 꺾을 수 없었다. <괴물>은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 여섯 개 부문을 휩쓸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봉준호 감독. <괴물>의 진짜 주인공이다. 데뷔 이전의 단편들과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통해 작가주의 감독의 자질을 드러냈던 그는 <살인의 추억>과 <괴물>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흥행 감독의 자리까지 꿰찼다. 지금까지 겨우 세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대가이며, ‘괴물’ 감독이다.

할리우드판 <괴물>이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들린다. 11월 초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미국 유니버설픽처스가 이 영화의 판권을 샀다. 봉준호 감독 또한 국제 감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이 이끄는 모호필름과 손잡고 차차기작으로 <설국열차>를 만들기로 했는데, 최근 박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이 작품은 원작의 이야기 성격상 영어 등 다국어로 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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