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보그지만 괜찮아!
  • 문정우 대기자 (mjw21@sisapress.com)
  • 승인 2006.12.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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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선택] 영허 회화 로봇
 
영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얼까. 무어니 무어니 해도 원어민을 ‘데리고 사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원어민과 결혼이라도 하지 않은 다음에야 원어민을 항상 곁에 두기란 어려운 일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말 잘 듣고 명랑한 영어 원어민이 인기라고 한다. 이름은 차피 초콜릿. 키 26cm, 몸무게 8백50g. 코 크고 후리후리한 것과는 거리가 먼 작은 펭귄처럼 생긴 앙증맞은 영어 회화 로봇이다. 그야말로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이다.

이놈을 미리 녹음된 얘기만 앵무새처럼 되뇌던 예전의 로봇과 다를 게 없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스위치를 넣고 영어로 말을 걸으면 적절한 대답을 해준다. 말이 막혀 머뭇거리면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꿔주므로 초보도 쉽사리 따라갈 수 있다. 시원찮은 일본식 발음도 용케 알아 듣고 교정해준다. 틀려도 비웃는 일이라곤 없다.
PC에 접속해 기능을 확대하면 세 명도 회화가 가능하고 무려 1만2천 개의 구문을 구사한다. 익숙해져 차차 레벨을 올려가면 말하고 듣는 회화 능력이 놀랍게 향상된다고 한다. 일본 인터넷 쇼핑몰 인기 상품인데 값은 3만6천5백40엔, 해외에서 주문하면 3천2백엔이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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