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향해 ‘마지막 쓴소리’
  • 문정우 대기자 (mjw21@sisapress.com)
  • 승인 2006.12.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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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임기 내내 미국과 불편하게 지냈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수미일관했다. 오는 12월 말 한국의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사무총장 직을 물려주는 그가 미국 중서부 미조리 주에 있는 투루먼 전 미국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마지막 연설 장소로 택한 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투루먼 대통령은 2차 대전이 끝난 뒤 유엔 창설을 위해 발 벗고 뛰었다.

코피 아난 총장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하라고 명령했던 투루먼 전 대통령이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었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945년이 아니라 오늘의 세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국의 책임은 세계인에게 봉사하는 것이지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트루먼의 말을 인용해 유엔 안보리 개혁에 소극적인 미국에 포문을 열었다. “지금의 미국 지도자가 선견지명이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라며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비꼬기도 했다. 연설이 끝난 뒤 백악관측에서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자 그는 “미국이나 부시 대통령을 비난할 뜻은 전혀 없었다”라며 시치미를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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