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깜빡하면 안구건조증 ‘안녕’
  • 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 ()
  • 승인 2006.12.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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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 자주 ‘떴다 감으면’ 눈물 코팅 덕에 예방 TV 시청·콧물약·건조한 사무실 등은 ‘화근’
 
 습도가 낮은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눈물은 눈에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며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안구건조증이란 눈에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 성분이 변해 안구의 윤활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안구건조증이 나타나면 눈이 따끔거리거나 아프고 가려우며, 빛에 예민해지고 이물질이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안구건조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크고 임신·월경·폐경을 경험하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콧물 약, 우울증 약,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도 안구건조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건조한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바람을 많이 쐬면 안구가 마르기 쉽다. 겨울철 습도는 10~20%안팎에 불과하므로,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40~60%로 유지해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외출할 때에는 맞바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스키 탈 때 고글을 착용하면 언덕을 내려오면서 맞닥뜨리는 강한 바람으로 눈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헤어 드라이어를 자주 사용해도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헤어드라이어 사용을 줄이거나 ‘강풍’보다 ‘약풍’으로 머리를 말리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사람은 약 10초마다 눈을 한 번씩 깜빡거려 눈물로 안구를 코팅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것이 좋은데, 텔레비전 시청과 컴퓨터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크게 줄어든다. 한 연구에서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은 3분에 한두 번밖에 눈을 깜박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구건조증, 음식이 만들고 음식이 막는다”

 겨울철에 난방이 잘된 사무실에서 가습기 없이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사람들은 안구건조증이 나타나기 쉬운 고위험 집단이다. 눈에 수분을 공급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완전히 눈을 감아주면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담배 연기에 노출될 경우, 그리고 먼지가 많은 곳에서도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크다.

 흔히 ‘음식이 나를 만든다’고 하는데, 식습관도 안구건조증에 영향을 미친다. 2005년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진의 여성건강연구(WHS)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위험이 작았다. 오메가-3 지방은 참치·정어리 같은 생선과 호·쇠비름·대구의 간유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은 우리 몸에서 윤활 작용을 한다. 혈액 흐름을 도와 심장병을 예방하고 두뇌 기능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데, 오메가-3 지방이 눈물을 구성하는 지방 성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서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붉은색 육류를 많이 먹는 사람은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건조증의 증가 현상을 늘어난 육류 섭취 탓으로 돌리는 학자들도 있다. 비타민 A가 풍부한 당근·고구마·멜론 등도 안구건조증 예방 식품이다.

감기 증세만 나타나면 곧바로 약을 복용하는 습관도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콧물 약 중에는 체액을 마르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콧물뿐 아니라 눈물도 마르게 할 수 있다. 새로 나온 스킨 로션이나 샴푸를 사용한 후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안구건조증은 화학 물질에 대한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에만 불편을 주지 않는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읽기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운전에도 지장을 초래하여 교통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등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평소에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는 모든 팁을 적극 활용해 눈을 촉촉하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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