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카지노와 '열애 중'
  • 이재명 편집위원 ()
  • 승인 2007.01.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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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마카오, 스페인 등에서 '라스베이거스형 리조트' 건설 붐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리조트가 세계 곳곳에 조성된다. 돈 많은 부자들을 모이게 해서 돈을 쓰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일본경제신문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카지노를 비롯해 초특급 호텔, 유명 레스토랑, 명품 상점, 대극장 등을 갖춘 미국 라스베이거스형의 리조트 건설 붐이 아시아·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일고 있다. 이는 새로운 부유층을 겨냥한 것인데, 이왕이면 가족 동반으로 즐길 수 있게 해서 돈 씀씀이를 키우려고 각국 정부와 지자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2005년 카지노 관련 규제를 푼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해 12월8일 싱가포르가 추진해온 ‘카지노 종합 리조트 개발’ 제2차 낙찰 결과를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의 기업 그룹 등이 미국의 영화 테마 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을 본 뜬 대형 리조트를 2010년 완공할 계획이다. 원래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 역시 라스베이거스형 리조트 단지처럼 변신하기 시작했다. 미국 카지노계 큰손인 윈 리조트는 지난해 9월 마카오 최초의 라스베이거스형 고급 카지노 호텔을 개업했다. 이곳은 샤넬·프라다 등 유럽의 고급 명품 상점과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다.


일본, 카지노 합법화 목소리 높아져


미국 카지노계의 큰손인 라스베이거스 선즈도 올해 3천 실 규모의 스위트 룸과 유명 부티크, 고급 레스토랑, 10만㎡가 넘는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카지노 호텔을 개업할 예정이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총매출은 지난해 7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5년에 60억 달러였던 라스베이거스를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세계 최대 카지노 업체인 미국 하라즈 엔터테인먼트가 대형 리조트 건설에 착수했다.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약 2백km 떨어진 곳에 호화 호텔·극장 등을 2008년 개업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 회사는 동유럽의 슬로베니아에서도 개발에 나선다.
라스베이거스 형 리조트의 특징은 카지노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나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1990년대부터 가족 동반 관광객 유치에 주력해 카지노 수입과 관광 수입이 모두 급증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카지노 종합 리조트 건설로 201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배 이상 늘리고 관광 수입도 3배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정부가 센토사와 마리나 사우스에 3조5천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아시아 최대 규모로 계획 중인 매머드급 종합 리조트 개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카지노를 형법상의 도박죄 등에 상당하는 위법 행위로 규제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지역 진흥을 위해 카지노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도 등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카지노 구조 개혁 특구’를 신청하고 있다.
자민당도 ‘카지노 엔터테인먼트 검토 소위원회’를 설치하고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 세탁 등 범죄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카지노 의존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마카오에서는 중국 본토의 지방정부 간부들이 공금을 횡령한 돈이나 수뢰로 얻은 자금을 가지고 카지노에 가는 사례도 있다.
카지노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국민이나 영주자의 카지노 입장을 제한하는 규칙을 정했다.  카지노 입장 때 회비를 지불하는 것이 그 하나. 연 2천 싱가포르 달러(약 1백30만원) 또는 하루 1백 싱가포르 달러를 정부에 내야 한다. 미성년자는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입장이 불가능하다.
한편 한국에서는 17개소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외국인 전용이고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강원랜드 카지노뿐이다. 절반인 8개소가 제주에 몰려 있고 서울 3개, 부산·강원 각 2개, 인천·경북 각 1개소이다.
전체 카지노 매출액은 2003년 1조6백26억원에서 2004년 1조1천7백33억원, 2005년 1조2천4백48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적별로 외국인 카지노 이용객을 보면 2005년 기준으로 일본인이 52.6%로 절반을 차지하고, 중국 18.6%, 대만 7.4% 등 중국인 이용객이 26.0%, 기타 외국인이 21.3%였다.
카지노가 관광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 관광 외화 수입에서 차지하는 카지노 매출액 점유율은 1991년 3.4%였던 것이 2005년에는 7.5%로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카지노 개설을 희망하는 움직임도 많다.
제주도가 카지노 증설을 바라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스타크루즈 사는 지난해 11월 초 경기도 평택·당진항을 기점으로 일본과 중국을 운행하는 크루즈선 사업 신청서를 제출해 관계 당국이 검토 중이다.
하지만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관광진흥법 등 관계법령에 의해 카지노는 외국인 관광객이 60만명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투자가 5억 달러 이상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재명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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