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에 세계의 '문화 난장' 펼친다
  • 홍선희 편집위원 ()
  • 승인 2007.02.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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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집단 '상상공장' 이끄는 류재현씨
 
문화 기획 집단 ‘상상공장’을 이끌고 있는 류재현씨(43)를 처음 만나보면 자그마한 체구에 단발머리, 후줄근한 박스 티셔츠에 장난스러운 표정 등 영락없이 개구쟁이 초등학생 같아 보인다.
홍대 지역 ‘클럽 데이’, 인디 뮤지션을 위한 <소리만남> 콘서트, 엄마들의 교복 파티 같은 이색 문화 행사를 개최해 재기를 떨치더니 이제는 그의 아이디어를 빌리려는 공무원들의 호출을 받아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있다.
요즘 가장 주목되는 문화 콘텐츠인 ‘비보이’들을 공무원에게 처음 소개한 사람이 류씨다. 처음에는 ‘위험한 춤 추는 아이들’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컸지만 이제는 서울시가 나서서 세계비보이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비보이의 배틀이 ‘베짜는 것이냐’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상상공장은 다양한 문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냈다.
 
류씨는 오는 5월4일(금)부터 6일(일)까지 한강 난지지구 일대에서 가칭 ‘축제마을’을 만들어 사흘 낮밤으로 질펀한 일탈을 시도한다. 흥과 공감대로 가득 찬 문화적 일탈이다.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며 음악을 즐기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난지도가 소통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땅과 하늘과 사람이 만나 문화를 만든다”라고 류씨는 말했다. “가수 이상은씨, 실험 예술을 하는 김백기씨, 작가 김남희씨, 코스프레를 하는 하은경씨, 인디 밴드 프라나의 보컬 이혁씨 등이 함께 하기로 했으며, 친구인 갈비집 사장이 돼지 고기를 굽는다. 인디 밴드, 클래식, 국악, 무용, 미술, 마술, 비트 박스, 그래피티, 코스프레 팀이나 개인이나 함께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사람은 누구나 환영한다. 홍대 앞 거리 미술제가 옮겨오고 사진 동우회들은 캠핑하며 엠티를 하겠다고 들떠 있다.”
메인 무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DJ들이 경합을 벌이고(제1회 서울월드DJ페스티벌), 두 개의 보조 무대에서는 힙합 뮤지션과 인디 밴드, DJ들이 밤새 공연한다.
<홍대앞으로 와>라는 책자의 집필진 중 한 명인 류씨는 인생의 대부분을 이곳 홍대 앞에서 보내 홍대 출신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서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레이버 동호회인 ‘101 레이버스’를 만들어 홍대 앞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2001년 클럽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클럽 데이’를 만들었으며, 지난 2005년 11월2일에는 50~60대의 여성 단체 대표들과 ‘엄마들의 교복 파티’를 기획해 참가자들을 여고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다,
“내가 기획하는 일은 결코 대중을 떠난 난해한 작업이 아니다. 문화를 대중과 격리시키는 장벽들을 허무는 것이다. 어렵지만 시발점을 만드는 것이 내 몫이다”라고 류씨는 말했다.
5월 행사 동참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만든 카페의 캐치프레이즈는 ‘당신의 리비도를 예찬하는 상상공장’이다( http://cafe.daum.net/ ideam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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