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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몰고 오는 '따뜻한 문제아'

JES ㅣ 승인 2007.03.05(Mon) 11: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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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백14만분의 1이다. 이 정도 확률이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비현실적 기적을 품고 사는 우리보다 더 큰 기적을 간절히 바라는 대담한 소년이 있다. 바로 영화 <리틀 러너>의 주인공인 14세 소년 랄프 워커(애덤 버처)다. <리틀 러너>는 영국 탄광촌 소년의 발레 댄서 되기 과정을 그린 <빌리 엘리어트>를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휴먼 드라마다. 사춘기 소년이 꿈과 기적을 이루기 위해 시련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신파조를 재치 있게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눈물샘을 자극한다.
<맨발의 기봉이>나 <말아톤>처럼 마라톤 도전자가 지체장애인이 아닌 평범한 소년이기에 기적을 꿈꾸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입시켜보면 더욱 공감대가 커질 수 있다.
랄프는 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혈기 왕성한 중학생이다. 수영장의 여자 탈의실을 훔쳐보다 흥분해 전교생에게 ‘변태’로 찍힌 문제아지만 혼수 상태에 빠진 어머니를 보살피는 효자이기도 하다. 그는 언젠가 고아가 되어 보호시설에 맡겨질 것이 두려워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맥고원은 독립 영화에서 기본기 다진 ‘뚝심의 영화인’


그러던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어머니가 깨어나기 위해서는 기적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서 기적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담배를 피다 적발된 랄프는 크로스컨트리 반에 들어가 자숙하라는 벌을 받는다. 이때 담당 신부인 히버트(캠벨 스콧) 선생으로터 “네가 보스턴 마라톤에 나가 우승하는 것이 진짜 기적이다”라는 말을 듣는다. 여기에 더해 “보스턴 마라톤에 도전해 기적을 일으키라”는 산타클로스 복장의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랄프는 이를 실행에 옮긴다.
퇴학당할 각오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그가 결국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결말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기적은 일어난다. 평범한 그가 만들어낸 기적은 ‘우리 모두 매일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일깨워준다.
물론 예수님이 행한 기적을 믿지 않는 비종교인에게는 거북스럽게 보일 장면도 있다. 기적이 정화와 기도 등 3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자세히 설명하는 신부의 이야기, “기적을 일으키겠다”라고 선언한 랄프를 두고 “너 같은 평범한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신성 모독이다”라면서 갈등을 야기시키는 교장 신부의 역할 설정 등이 그렇다. 하지만 “무정부주의자와 기독교자의 근본은 통한다”라는 니체의 말을 히버트 신부가 인용하는 몇몇 장면으로 종교 문제에 대한 지적을 최소화하며 피해나간다.
캐나다 출신 감독 마이클 맥고원은 독립 영화에서 기본기를 다진 뚝심의 영화인이다. 특히 1995년 디트로이트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어 이 영화에서 더욱 탄탄한 리얼리티를 살려낸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히버트 신부 역을 맡은 캠벨 스콧이다. 그는 왕년의 로맨틱 영화 <사랑을 위하여>에서 줄리아 로버츠의 불치병 걸린 연인으로 등장해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전세계 여성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배우였지만 이번 작품에서 눈빛과 주름이 깊어진 중후한 신부로 등장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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