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자만이 대통령 자격 있다
  • 조재민(자유기고가) ()
  • 승인 2007.03.26 13: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유권자 55% "대선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정직성"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10여 명이 나섰다. AP통신이 3월12일 여론조사 기관 아이포스와 함께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최고 덕목으로 꼽은 조건은 정직성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답한 성인 1천명 중 55%는 정치적 이슈보다 후보자의 정직성을 제일 중시했다. 후보자의 비전·경륜·지적 수준을 중시한 유권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후보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리더십·경륜·품성·정직성 등을 열거했을 때 정직성을 지목한 응답자는 41%였으나, 지도자의 최고 덕목이 무엇이냐는 무작위 설문에는 55%가 정직성을 꼽았다. 후보의 자질에 대한 판단 기준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3년 전 조사에서 정직성을 중시한 대답은 38%였다.
2004년 9월의 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 다수는 부시를 정직한 사람으로 평가했으나 지난 1월 조사에서 부시를 정직한 지도자로 보는 사람은 44%로 줄었다. 부시의 정직성에 대한 신뢰가 감소한 것은 이라크 전쟁과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둘러싼 거짓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의 정직성을 가장 의심한 계층은 30세에서 39세 사이의 유권자, 교외에 거주하는 여성, 아이를 가진 기혼녀들이었다.
정직성을 의심받는 부시의 추락은 2008 대선 후보들에게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공화당 후보 물망에 오른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정직성 테스트에서 35%, 매케인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은 22%를 얻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1%에 그쳤다. 그 밖에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롬니, 전 아칸소 주지사 하캐비, 전 캔자스 주지사 브라운백은 각각 한 자릿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후보 중에는 힐러리 상원의원이 38%로 선두를 차지했고, 오바머 상원의원은 21%, 앨 고어 전 부통령은 14%, 2004년 부통령 후보 에드워드는 10%에 그쳤다.


부시·블레어, 거짓말 들통나 ‘혼쭐’


 
정치는 거짓말의 예술이라고 한다.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숨결 말고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다. ‘거짓말은 눈처럼 녹는다’(Lies melt like snow)는 영국 속담이 있다. 거짓말은 조만간 탄로가 난다는 뜻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약속을 어긴 적은 있어도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거짓말에 관한 새로운 어록을 남긴 셈이다. 닉슨은 탁월한 외교 업적에도 불구하고 워터게이트 스캔들에서 거짓말을 했다가 도중하차했다.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핀란드 최초의 여성 총리 아넬리 자틴마키는 선거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 사임했다. 독일의 슈뢰더 총리도 총선에서 경제 실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가 특별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정치인들이 언제나 거짓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하원의원 랄프 다렌도프는 정치인들이 모든 진실은 아니더라도 일부 진실만 말해도 사람들은 감격해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진실을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는가를 암시하는 말이다. 그러나 ‘진실이 없는 진실’을 말해 한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는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루스벨트는 ‘가장 성공한 정치인은 사람들이 가장 큰 소리로, 가장 자주 얘기하는 바를 말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