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인생 50년' 정재국씨
  • 김진경 프리랜서 기자 ()
  • 승인 2007.04.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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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걸어온 '아름다운 외길'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차분하고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피리 인생 50년’을 살아온 가산 정재국 명인(65·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의 말이다. 그의 바람이 통했던 것일까. 정재국 명인의 피리 연주를 좋아하는 마니아가 많다. 2002년 데뷔 45주년 기념 연주회를 열었을 때에는 관객이 1천명이 넘었다. 빠르고 시끄러운 음악이 넘쳐나는 시대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는 국악이 뭔지도 모를 때 국비 장학생이라는 조건에 반해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현 국립국악중·고교)에 입학했다. 그때 만난 피리가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피리를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피리는 사람 목소리 같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피리만큼 다양하게 드러내는 악기가 없다”라고 말했다.
1962년 국악사양성소를 졸업한 뒤 1966년부터 1998년까지 국립국악원에서 피리 연주를 했다. 봉급은 적었지만 무엇보다 피리가 좋았고, 후배들을 위해 맏형 노릇을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정명인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피리 정악 및 대취타) 보유자다. ‘피리계의 대부’인 그는 지금 피리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배우고, 현대적인 창작곡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그의 꿈이다.
1998년부터 시작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의가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올해는 그가 피리를 잡은 지 5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피리 소리 50년’ 외길을 기념하는 공연이 4월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다. 한 시간 반 공연으로 단 한 차례 열리는 행사였다. 
“피리는 전통 악기의 왕이다. 그 애절하면서도 시원한 소리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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