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소프트를 만들어낸 빌 게이츠, 애플의 아이팟 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 세계 제1의 검색 사이트 구글을 만들어낸 세르게이 브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20대에 창업했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 사람들은 비웃었다. 그들이 들고 나온 사업 아이템이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무모하기 짝이 없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꿈과 열정이 아니었다면 감히 시작할 수 없던 사업.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비웃었던 그들의 사업은 세계인의 생활을 바꿔놓았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세상. 연봉이 높고 일이 편한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목표인 젊은이들이 많다. 자신만의 꿈은 가슴속에 눌러 담고 기업이 원하는, 이른바 ‘스펙’을 높이기 위해 토익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꿈과 열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는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20대 창업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다. 인터넷에서 20대 창업을 주제로 한 사이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창업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은 많지만, 막상 사업을 하고 싶어도 자금 문제, 사업 아이템 선정 문제 등 걸림돌부터 떠오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성공한 20대 CEO들을 통해 어떻게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준비 과정에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았다.
밑천 6백만원으로 연매출 13억원 ‘대박’
서울시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앳된 얼굴의 20대 아가씨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곳의 대표는 박미호씨(여·26).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이던 2006년 3월 브랜드 ‘mmyo’를 개발했다. 취업을 위해 캐나다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던 박씨는 그곳의 쇼핑몰을 보고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귀국하자마자 돈을 모아서 다시 여행을 떠났다. 유럽과 중국의 의류산업을 돌아보고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했다.
기업에 다니고 있던 친구들과 학교 후배가 어려운 조건도 마다하지 않고 사업에 합류하면서 사업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 개인 자금 3백만원과 친오빠에게 빌린 돈 3백만원을 합쳐 시작했던 사업, 현재 연매출 13억원에 달하는 어엿한 기업이 되었다. ‘유행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되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자’는 박대표의 전략은 주요했다. mmyo는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 신세계몰, CJ몰 등 대형 쇼핑몰에 입점되어 있다.
그녀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자금 운용’을 꼽았다.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사업을 확장할 때 얼마나 돈이 들어가는지 잘 몰랐다. 순간적으로 자금이 고갈되어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자금 관리를 잘 못하면 대기업의 경우처럼 사업도 일시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어리다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태도였다고. “사업에서도 가장 힘든 점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이하게 그녀는 mmyo의 경쟁 상대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를 꼽았다. “스타벅스처럼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몰을 만들고 싶다. 사업을 1년 운영하면서 대학 4년 동안 배웠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배웠다. 젊을 때는 고생도 사서 한다는 말이 있듯, 열정과 꿈이 있다면 자신만의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휴대용 케이스를 패션 아이템으로
김사량 대표(26)는 휴대용 케이스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특징 없이 투박한 디자인에 그쳤던 기존의 전자용품 케이스를 멋지게 디자인해보자는 생각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김대표는 경희대 의류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던 시절부터 사업을 몇 번 시도한 경험이 있었다.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여러 번 실패를 맛보았지만 자신의 특기인 디자인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지금의 온라인 쇼핑몰 ‘www.stonecase.co.kr’을 만들어냈다. 스톤 케이스라는 명칭은 내구성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반품은 1개도 없었다. 품질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앞으로 저가 의류 브랜드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다.” 아직 젊은 CEO지만 김씨에게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세심한 자세는 이미 프로에 가까웠다.
‘20대 창업’ 대표 길라잡이
http://www.20ceo.com. 6천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20대 창업 클럽이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의견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 젊은이들의 열기로 후끈거리는 이곳의 클럽장은 GB그룹 심현수 대표(27). GB는 Great Business의 약자다. 상호에서 느낄 수 있듯 그는 열정으로 뭉친 젊은이이다. 어디서나 리더의 기질을 발휘했던 심씨가 사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군대에서다. 제대 이후 직접 발로 뛰는 장사를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그는 휴학계를 내고 장사에 뛰어들었다.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영업력이라고 생각한다. 영업력을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토익 시험장에서 연필을 팔기 시작했다.” 연필을 팔면서 자리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남과 다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한다. 심씨는 축제에서 야광봉을 파는 등 노점 생활을 통해 영업의 노하우를 익힌 뒤 남대문시장의 프로 상인들을 찾았다. “남대문시장에서 만났던 많은 분들이 나에게는 가장 큰 힘이다. 사업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쓰러질 때마다 그곳에서 알게 된 분들이 큰 도움을 주었다.” 심씨는 현재 지하철 충정로역과 청구역에서 ‘한나패드’라는 생리대를 주 아이템으로 ‘마법 걸린 여우’라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의 방향과 사업의 방향이 일치하느냐 하는 것이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일으켜주는 것은 자신의 꿈밖에 없으니까”라고 그는 말한다.
“더 많이 실패할수록 가치 있는 일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말이다. 젊은이들이여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