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의 진수를 보여주는가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5.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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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업진흥공사, 창립 40주년 맞아 '대혁신' 박차...'자원 전쟁' 선봉 자임

 
서울 시흥대로변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에는 최근 공사가 한창이다. 정문 입구에서부터 사옥 곳곳에 이르기까지 개·보수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974년에 지어 우중충했던 본관 외벽을 밝은 색으로 손질하고 민원실, 고객 접견실 및 전용 주차장을 새로 만들고 있다. 또 모든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한 데 이어 구로디지털단지 지하철역 밖에 간판을 세워 회사를 찾기 쉽도록 했다.
사무실 단장에도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공사 이름도 바꾼다. 법인명은 그대로 두되 통용되는 명칭은 공사의 영문 앞머리 글자인 KORES(코레스)로 부르게 된다. 6월5일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광진공이 새 옷을 갈아입으며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관청 냄새가 짙었던 지난날과 다른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다.
광진공의 변신은 겉으로 드러난 부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원 산업을 앞에서 이끄는 세계적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시동을 걸며 내공 쌓기에 열심이다. ‘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여러 지적들을 받아들여 혁신의 대열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부 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며 경영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변신을 꾀하게 된 이유이다.
광진공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이한호 사장이 부임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소리 없는 자원 전쟁’의 선봉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 흐름을 빨리 읽고 변화의 물결을 타라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광진공 사람들은 요즘 ‘장기 발전 방안’ 마련 및 실천 준비에 바쁘다. 외부 용역으로 이루어지는 이 작업은 마무리 단계로 곧 실무에 반영된다. 2016년까지 이루어질 방안의 큰 틀은 네 가지다. △성장 동력 확충 △효율적 경영 시스템 확립 △재무 건전화로 기업 가치 향상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 관리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6대 전략 광물 자원(유연탄·우라늄·철·동·아연·니켈)의 자주 개발 달성률을 지금의 16.6%에서 38%로 올리고 당기 순이익도 1천7백6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공기업 고객 만족도 점수를 82점에서 88점으로, 업무 특성에 따른 글로벌 인재 확보율을 30%로 높일 계획이다. 광물 자원의 자주 개발률은 전체 수입량 중 우리 업체가 현지 생산을 통해 들여오는 양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이다.


해외 사업장, 33개국 1백35곳에 달해


 

6대 전략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추진 중인 광진공의 해외 사업 현장은 호주·중국 등 33개국, 1백35곳에 이른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은 약 23억1천만 달러(약 2조1천5백억원). 목표 연도인 2016년까지는 민간 기업 자금(4조원)을 합쳐 5조7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광물 생산 현장을 현재 24곳에서 61곳으로 늘리는 데 들어가는 재원이다.
광진공이 6대 광물에 비중을 높이는 것은 자동차·선박·전자·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 제품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데다 전력 생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광물 자원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국민 생활도 혼란에 빠진다. 전력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의 경우 지난해 수입량 7천8백만t 중 2천8백40만t이 해외 자주 개발을 통해 들어왔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라늄은 자주 개발률이 제로(0%)이다. 우리나라 광물 자원의 수입 의존율은 87%.
최근 몇 년 사이 원자재 값 폭등으로 안정적 확보 필요성이 강조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해외 쪽에 무게 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광진공은 이들 광물의 자주 개발과 해외 개발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물론 북한 지역도 그 대상에 들어간다. 지난해 4월 준공한 북한 황해남도 정촌 흑연 광산 운영, 추진 중인 호주 우라늄 광산 개발 사업 등이 좋은 예이다. 정촌 흑연 광산은 남북 최초 합작 개발 사업으로 의미가 크다. 북한 핵실험으로 가동이 멈추기는 했으나 남북 경협 재개 조짐으로 원활한 생산이 점쳐지고 있다. 광진공은 이와 함께 북한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 아연 광산과 단천 마그네사이트 광산 개발 사업에도 나선다.
호주 우라늄 광산 역시 올해 3월 이한호 사장의 호주 방문 때 이언 맥파레인 호주 산업자원부장관과의 만남에서 얻어진 결과로 후속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의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전체의 23.2%. 우리 손으로 개발될 경우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진다.

 
구리·우라늄·니켈 광산 개발에도 매진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라늄 광산 개발 예정지 원주민들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 친환경적 광산 개발과 안전 문제가 그것이다.
호주는 광진공이 지난해부터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나라이다. 그곳 코카투 유연탄 광산 사업에 33억원(지분율 7.42%)을 투자해 2010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또 미네르바 유연탄 사업에도 27억원(지분율 4%)을 들여 올부터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생산성이 오르고 있는 호주 스프링베일 유연 탄광 사업도 2004년 64억원이었던 순익이 지난해에는 1백9억원으로 불어났다. 
광진공 관계자는 “6대 광물 자원의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해 83개의 해외 탐사·개발 사업을 벌여 기업에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개발 사업 확대 차원에서도 자주 개발 실적이 부진한 구리·우라늄·니켈·아연 등 전략 광물 위주로 올해 1천2백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4백31억원에 머물렀던 지난해 투자액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광진공은 이 밖에도 KTC코리아와 합작 투자해 세운 광양합금철의 여수 몰리브덴 제련공장 준공(5월11일)을 비롯해 삼척·정선 등 50개 광구의 탐광 조사, 광산 현대화 지원, 산업 원료 광물의 전자 상거래(B2B) 기반 구축에도 힘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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