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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마케팅 독버섯 쑥쑥 큰다

'주식 · 부동산 다단계' 등 신종 수법 극성... 초대형 피해 사건 터질 수도

정락인 편집위원 ㅣ 승인 2007.06.11(Mon) 13: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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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 YMCA 시민중계실 · 안티 피라미드 운동 본부 등 사회단체가 '불법 다단계 업체 제이유 사태의 원인과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위베스트인터내셔날 1조1천억원, 제이유네트워크 4조원, 다이너스티인터내셔날 계열 DK코퍼레이션 2조원. 지난해와 올해 터진 대형 다단계 판매 사기 사건 피해액이다. 이들 업체가 발생시킨 피해 금액은 약 7조원, 직접 피해자 수는 40만명이 넘는다. 경제·사회적 손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제이유·위베스트·다이너스티는 다단계 판매 업계 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형 업체들이다. 제이유식 영업 방식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다단계 판매 업계에서는 “공유 마케팅의 독버섯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상품권·주식·부동산·자판기 다단계도 등장했다. 학자금 대출을 노리는 대학생 다단계 등 대상과 수법을 가리지 않는다. 제3, 제4 제이유 사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이 곳곳에 깔려 있다. 공유 마케팅의 창시자와 업체 대표가 구속되었지만 상호 또는 대표를 바꾸는 방식으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다이너스티는 대표와 임원이 줄줄이 구속되었지만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제이유는 상호를 바꿔 공유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주수도 회장이 제이유네트워크 이름만을 바꾼 다단계 업체 MUK를 운영하면서 공유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다단계 판매 양대 공제조합에 가입된 업체는 75개. 현행법상 합법적인 업체는 이들뿐이다. 문제는 합법적 업체들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위베스트나 제이유도 공제조합에 가입해 외형적으로는 합법적인 사업을 해왔다. 다이너스티는 DK가 한 회사인 것처럼 포장해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합법회사라고 설명했다. 불법과 탈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소비자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다이너스티는 특판공제조합의 회원사 중 네 번째로 규모가 크다. 자회사인 DK코퍼레이션의 문제가 모회사 전체로 확대될 경우 피해 규모는 제이유를 능가할 수도 있다.
DK 피해자라는 김 아무개씨(34)는 “한 번 투자하면 일방적으로 회사에 끌려가게 된다. 마케팅 방식을 회사에 유리하게 바꾸고 계속 투자하게 만든다.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면 원금도 못 찾고 막대한 금액을 손해봐야 한다. 누구든지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이다”라며 말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공제조합에 가입한 75개 사 가운데 2005년 한 해 상호를 변경한 다단계 업체는 31개 사(41.3%)에 달했다. 회사 이름이나 대표자, 주소 등 주요 정보를 바꿔 영업한 업체도 58개 사(77.3%)였다. 다단계 업체들은 법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회사를 바꾸는 등의 방법을 썼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피해자를 양산하는 유사 수신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유사 수신 업체 25곳을 적발해 경찰청에 통보했다. 이들 업체는 시중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나중에 참여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먼저 참여한 투자자의 그것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 중 4개사는 코스닥 상장회사의 인수·합병과 비상장 주식의 매매 등을 가장한 유사 수신 행위를 했다. 이른바 신종 다단계 수법인 ‘주식 다단계’이다. 예를 들어 초기에 1천만원을 투자하면 매달 이자 100만원을 주고 1년 만기 후에는 원금을 포함해 총 2천2백만원을 돌려준다며 투자자를 현혹했다. 코스닥에서 말하는 이른바 ‘묻지 마 급등주’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최근 터진 1천5백억원대 코스닥 상장사 (주)루보의 주가 조작 사건이 다단계 투자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전직 제이유 간부들과 사업자들이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단계 판매 업계에는 ‘겉과 속이 다른 다단계’라는 말이 있다. 방문 판매업으로 신고하고, 실질적인 판매 조직은 다단계 형태를 취하는 ‘신방판’을 말한다. 방문 판매와 다단계 판매의 중간 형태이다. 방문 판매 업체는 2002년 1만7천7백86개에서 지난해 2만6천7백6개로 3년 사이 1만여 개 증가했다.


무늬만 방판’인 다단계 업체 많아
그중 상당수가 ‘무늬만 방판 업체’들이다. 올해 공정위에 적발된 하이존인터내셔널과 대주에이에프이는 방문판매업으로 신고하고 다단계 방식으로 물건을 팔았다. 하이존인터내셔널은 판매 조직을 ‘딜러’ ‘컨설턴트’ ‘위탁관리인’ 등 3단계 직급 구조로 나누었다. 각 직급의 판매원별로 실적에 따라 상위 직급에 일정 수당을 지급해 다단계 영업에 해당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미등록 다단계 업체는 회사 도산 때 소비자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어 피해자가 양산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공정위는 유사 수신 업체를 색출하는 등의 목적으로 방문 판매 업체에 대한 직권 조사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2단계 이상의 판매 조직을 운영하면 모두 다단계 판매로 봐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문판매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다단계 판매 업체 김 아무개 사장은 “강남 지역은 다단계 업체들의 천국이다. 미등록 다단계 업체와 신방판 업체들이 법망을 교묘히 피한 채 다단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업체들이 활개를 치는 한 다단계 판매는 사기 집단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직판조합과 특판조합 등 양대 공제조합은 최근 실추된 업계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유사 수신형 불법 영업으로 업계 전체 이미지가 더 이상 실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양 조합은 미등록 불법 다단계 업체와 유사 수신형 방판 업체에 대한 체계적 감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별도의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강대환 직판조합 홍보실장은 “최근 터진 대형 사기 사건으로 업계 분위기가 너무 침체됐다. 사실 다단계 판매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과도한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돈 넣고 돈 먹기식’ 마케팅이 문제다. 암웨이나 허벌라이프, 뉴스킨 등의 세계적 업체들의 유통 방식은 이미 검증됐다. 건전한 다단계 판매가 정착될 때까지 홍보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터져나오는 대형 다단계 판매 사기 사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멈추기는 어렵다는 것이 유통 업계의 시각이다. 다단계 판매 업체들은 다단계 판매 방식이 건전한 유통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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