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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약발로 FTA 넘는다

제약 업계, 살아남기 ‘무한 경쟁’…국내 13번째 신약 ‘M빅스’ 출시도

왕성상 전문기자 ㅣ 승인 2007.08.06(Mon) 14: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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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제약 제공  

제약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을 계속 해야 한다. 위는 동아제약 연구실 직원들이 신약을 검사하는 모습.

국내 제약 업계에 ‘신약 개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파고에 맞선 제약사들로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는 생존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신약 개발력에 따라 업계 양극화는 물론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제약사까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복제 의약품(제네릭)만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나온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각 제약사에 떨어진 제1의 특명은 ‘신약 개발’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SK케미칼이 국내 13번째 신약(발기부전 치료제 ‘M빅스’)을 내놓으면서 제약 업계의 신약 개발에 불을 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 7월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1998년부터 100억원을 들여 일구어낸 결실이다. SK는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해마다 매출액의 약 15%를 연구 개발에 써왔다.
제약 업계의 신약 개발 현주소는 밝지 않은 편이다. 1999년 7월 선플라주(SK케미칼)가 처음 식약청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뒤 EGF외용액(대웅제약), 밀리칸주(동화약품), 큐록신정(중외제약), 팩티브정(LG생명과학), 캄토벨정(종근당), 레바넥스정(유한양행), 자이데나정(동아제약), 레보비르캡슐(부광약품) 등 13개 약품에 머무르고 있다. 동아제약의 스티렌 등 두 개는 천연물 신약, 대웅제약의 EGF외용액은 바이오 신약, 나머지는 거의 합성 신약이다.
이들 제약사는 신약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성장 주도 ‘무기’로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약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약 처방 때 신약 비중이 커져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동아제약 스티렌의 성장 기여도는 27%, 유한양행의 레바넥스는 22%를 차지했다. 주가가 오르고 매출도 늘었다. 신약이 제약사의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다. 제약사들의 신약 프로젝트 건당 가치는 적어도 4천억원을 웃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현재 식약청 허가 단계에 가까이 가 있는 신약들도 적지 않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신약을 내놓았거나 개발에 들어간 제약사는 36곳. 품목 수는 전 임상 단계에 이른 것까지 포함하면 1백24개이다. 이 중 임상 1~3상 단계인 신약은 41품목, 전 임상 단계 신약은 69품목이다. 특히 임상 3상에 들어간 약은 신약 허가에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LG생명과학의 B형 간염 치료제(LB80380) △일양약품의 위궤양 치료제(IY-81149) △녹십자의 혈우병 치료제 △SK케미칼의 간질 치료제(YKP509) 등이 해당된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화학·바이오 신약은 의약품 시장의 성장 둔화를 이겨낼 대안이다. 신약 개발력에 따라 제약 업계의 지각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중 제약사들이 앞 다투어 뛰어든 분야는 발기부전 치료제. 1999년 외국 약인 비아그라가 국내 첫 시판된 뒤 ‘축 처진’ 남성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시장이 해마다 10% 이상 급성장하자 제약사들이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7백7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동아제약이 자이데나 정제를 개발한 데 이어 SK케미칼이 M빅스로 시장에 가세했다. 중외제약도 2009년께 신약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발기부전 치료제 신약 개발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1천억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도 ‘불끈’
신약 개발 전쟁이 벌어지면서 제약사들은 연구 인력 확충 등 연구소 기능을 보강하는 추세이다. 신약 개발에 큰돈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다. 합성 신약은 10~14년, 천연물 신약은 5~6년이 걸린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신약 기술력이 있는 기업·기관들과 손잡고 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은 2010년까지 3개의 신약을 더 내놓기로 하고 한·중·일 연구 개발 망을 갖출 예정이다. 중국·일본 제약사와 제휴해 개발에 속도를 붙인다.

   
 
ⓒ연합뉴스
 

국내 신약. 종근당 ‘캄토벨정’과 LG생명과학 ‘팩티브정’.

LG그룹 계열의 LG생명과학은 신약 후보 물질 발굴과 제품화를 위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LG가 검색 약물의 제품화 기술을, 파스퇴르연구소는 약물 검색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LG는 당뇨·비만·치매 등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와 비만 치료제 개발 관련 계약을 맺은 것도 그런 흐름이다. LG는 지난해 매출액(2천2백50억원)의 25%를 연구 개발에 쏟아부은 대표적 제약사이다. 연간 5백50억~6백억원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2011년께는 이를 배로 늘릴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기흥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곳은 2005년 국내 제약사 연구소로는 최대 규모로 최첨단 의약 평가, 의약 원료 최적 개발, 연구 시설 중앙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유한은 신약 개발 범위를 좁힌 집중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 자체 개발한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치료제 레바넥스가 그 사례이다. 올 1월에 내놓은 이 신약은 지난 2분기 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100억원을 넘길 예정이다. 레바넥스는 1994년 개발에 들어가 11년 만에 만들어낸 신약이다. 2009년에는 한해 4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외제약도 지난 5월 바이오 벤처기업인 굿셀라이프와 암세포 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 역시 1999년부터 연세대 암센터와 항암 효과가 있는 바이오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웅은 올해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간다.
또 녹십자는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간 관절염 치료제 ‘GCSB-5’(천연물 신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뼈엉성증(골다공증) 치료제 ‘rhPTH’의 국내 임상 1상, 해외 임상 2상 시험을 마쳐 2010년에 상품화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신약 1호 먹는 항암제 ‘오락솔’을 내년 중에 선보인다. 한미는 이에 앞서 7월24일 호주 아이노바 사와 자사의 비만 치료제 개량 신약 슬리머 캡슐 완제품에 대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7년, 예상 매출액은 매년 2천만 달러이다. 국산 개량 신약으로는 최대 규모이고 선진국 진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개량 신약은 기존 신약의 화학 구조 변형, 제제 개선, 신규 용도 발견 및 복합제 발견 등으로 기존 제품을 개선한 것이다. 제네릭과 신약의 중간 단계 약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신물질 신약보다 개발 부담이 덜하고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아 특허 기간 중에서도 팔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개량 신약의 보험 등재 여부 판단 기준을 만들었다. 2006년 12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 뒤 개량 신약이 의료보험 적용 여부를 잘 알 수 없어 제약사가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와 조처를 취한 것이다. 마련된 기준은 임상적 유용성이 좋아진 개량 신약의 경제성을 평가해 등재 여부를 정하되 비용(신청 약가) 기준은 오리지널 약의 80~100%선이 되게 했다. 그러나 임상적 유용성이 훨씬 좋아졌을 때는 오리지널 약가보다 더 높은 기준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8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회의 때부터 적용된다.
이를 계기로 개량 신약 경제성 평가 가능성이 높아 제약사의 개발 의욕이 높아지고 대체 약 생산도 활발해져 보험 재정 절감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화이자의 고혈압 약 노바스크가 좋은 사례이다. 특허가 유효하지만 2003년에 약 성분 구조 등을 일부 바꾼 아모디핀(암로디핀 캄실레이트)을 내어놓아 3년간 3백16억원을 줄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제네릭 생산을 주로 해왔으나 개량 신약으로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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