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 빨아들이는 ‘발리우드’
  • JES 박명기 기자 ()
  • 승인 2007.08.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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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만드는 나라는 어디일까. 많은 사람이 미국의 할리우드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정답은 바로 연간 1천여 편의 영화를 만드는 인도이다. 그 다음이 미국이다.
인도에서는 지방마다 마을마다 영화 상영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 없는 아이들은 아주 독특한 영화 풍경을 만들어낸다. 한 아이에게 돈을 몰아주고 영화를 보게 해 상영이 끝나고 그가 나오면 빙 둘러 앉아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복기하며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발리우드’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발리우드는 인도 영화 도시인 뭄바이(옛 지명은 봄베이)와 할리우드를 합쳐 만들어진 용어이다. 최근 할리우드가 자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95%인 발리우드로 몰려가고 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소니나 월트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같은 영화사들이 앞다투어 인도행 티켓을 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략은 간단하다. 현지화를 통해 토속적인 영화에만 열광하는 인도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 인도 대중음악이나 춤을 도입하고, 현지 주요 언어인 힌두어로 제작해 마치 인도에서 만든 영화인 것처럼 치장한다. 철저히 인도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다.
그렇다면 발리우드에 비해 한국 영화는 어떨까. 상반기에 할리우드의 습격을 받고 점유율이 50% 이하로 뚝 떨어졌다. 5년 사이에 최저라고 한다.
다행히 1980년 광주를 그린 <화려한 휴가>와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한다는 내용을 그린 <디워>가 개봉한 지 한 달도 채 안되어 5백만명을 돌파하며 무섭게 반격을 하고 있다. 더욱이 <디워>는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폄훼와 온갖 논란을 딛고,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정상을 밟은 심형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인간 승리의 감동까지 더한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이 들어설 정도로 영화 사랑이 강한 한국에서도 이제 할리우드나 발리우드를 뛰어넘는 ‘용의 승천’을 기대하는 것은 과연 한여름밤의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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