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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칼바람에 건설업계‘꽁꽁’

중견 업체들 잇따라 ‘세금 추징’ 된서리 맞아…“대선 앞두고 미리 손보기” 관측도

김진령 기자 ㅣ | 승인 2007.10.01(Mon) 1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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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박은숙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대주건설(가운데·아래 오른쪽)과 프라임그룹(아래 왼쪽)이 긴장하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 6월28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초청강연에서 “건설업이 어렵기 때문에 조사 유예, 징수 유예, 납세 담보 면제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건설 경기 부진을 염두에 둔 말이다. 하지만 단서가 달려 있다. 그는 세금 자료상과 기업의 비자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하면서 “기업 세무조사시 비자금은 사용처를 끝까지 추적해 최종 귀속자에게 증여세와 소득세 등 관련 세금을 추징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비자금 조성 창구로 자주 활용되어온 업종이 건설사이다. 공교롭게도 전청장의 발언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뉴스가 제일 많이 나온 곳도 바로 건설 업체이다.
6월25일 재개발 비리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코오롱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었고 7월12일에는 포스코개발 세무조사, 7월23일 현대건설 세무조사가 줄줄이 이어졌다. 이어 그간의 세무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건설 업계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현대건설의 경우 등 정기 세무조사도 있었지만 특별 세무조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초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진행된 벽산건설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5백29억원을 추징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8월 말에는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중견 건설 업체인 대주건설과 대주주택 등 대주그룹 계열사 4곳을 세무조사해 5백24억원의 법인세 탈루액을 추징한 것이 알려졌다. 이 세무조사는 6월 초부터 시작되었다. 
중견 건설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대주그룹에 대한 추징액 통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프라임그룹에도 6백억원 대의 세금 추징 통보서가 날아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봄부터 건설업계를 흉흉하게 만들었던 ‘건설 업계 비자금 집중 조사설’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지난 9월 초에는 세무 관련 단체에서 ‘건설업 세무조사에 대비할 수 있는 특별 강의’를 유료로 개최할 정도로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벽산건설에서 시작된 5백억원 대 이상의 세금 추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대주나 프라임 모두 세금 추징액에 대해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5백억원 대 이상의 세금 추징액은 두 회사의 규모로 보았을 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재계 2위이자 그룹 매출 규모가 63조원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비자금 사건으로 부과될 것으로 보이는 세금 추징액은 2천억원 대 미만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매출액 1조원 대 규모의 프라임그룹이나 2조원 대의 대주그룹에 5백억~6백억원 대의 세금 추징액이 부과된다면 기업 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이들 두 중견그룹에 특별 세무조사가 실시된 이유와 수백 억원 대의 세금 추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 두 회사의 세무조사는 비슷한 양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프라임의 세무조사는 대주의 경우처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 특별조사국의 후신으로 탈세나 횡령, 주가 조작 등 기업 비리를 담당하는 별동대 부서이다.
프라임에 대한 조사는 올 초부터 진행되었다. 대주그룹이나 프라임에 대한 수사는 제보에 의한 특별 세무조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주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아파트 건설 및 분양과 관련된 각종 민원과 내부 비리 첩보가 검찰에 접수되었다. 프라임 역시 세무조사를 받게 된 계기가 내부 비리 제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건설·프라임그룹, 모두 내부자 제보
국세청은 세무조사 후 대주건설을 검찰에 고발한 것처럼 프라임 세무조사 뒤 프라임의 계열사인 아바타엔터프라이즈(부동산관리업체)를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두 회사 모두 세무조사에 이어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된 셈이다.

   
  시사저널 사진  

국세청(위)이 건설업계의 비자금을 뿌리뽑겠다며 벼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는 묘하게도 여러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이전의 김대중 정부 이래 급격히 몸을 불린 신흥 재벌이란 점이다. 건설 업체로 시작한 대주건설은 대한화재(2001)-광주일보(2003)-신영조선공업(2004)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금융과 중공업 분야를 아우르는 재벌그룹으로 발돋움하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지난 1998년 강변역 테크노마트를 출범시키면서 개발 분양사로 이름을 알린 프라임그룹은 한글과컴퓨터·이노츠·서은상호신용금고·동아건설 인수 등을 통해 IT-엔터테인먼트-금융-건설을 거느리는 중견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일산 한류우드 1차 사업자 선정과 신도림테크노마트 개관을 앞두는 등 탄탄대로를 걸으며 재벌 그룹화하고 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재벌 그룹을 형성해가던 이륙기에 세무조사라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기업이 호남에 연고권을 갖고 있다는 점, 건설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두 회사에 거액의 추징금이 매겨진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대중 정부 아래서 몸을 불린 또 다른 호남 연고 기업 ㅅ사 역시 올해 들어 기업 인수 합병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국세청을 거쳐 금감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적 환절기라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전 정권 시절 수직 상승했던 중소 건설사들이 특혜 시비에 휩싸이면서 말썽이 났던 전례와 결부시켜 풀이하기도 한다. 미리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국세청 등 관련 당국에서 정리한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국세청은 통상 세무조사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이번 건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업계에서 어디어디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소문으로 퍼질 뿐이다. 또 특별 세무조사 때마다 튀어나오는 ‘배경설’ 등에 대해서도 국세청은 언제나 단호히 부인했다. ‘때가 되면 하고’(정기 세무조사) ‘문제가 있으면 한다’(특별 세무조사)는 정도의 대답을 할 뿐이다. 때문에 세무조사 사실 여부의 확인은 세금 추징액이 부과될 경우 공시 사항으로 공식화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세청의 세금 추징 과정을 놓고 보면 지난 5~8월까지 건설 업계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불을 뿜던 시기인 셈이었다. 그 시점 한가운데에서 전 국세청장이 뒤숭숭해하는 건설 업계 경영자들을 모아놓고 건설 업체에 대한 집중적인 세무조사 배경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해명한 셈이다. 그는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를 배려하겠지만 비자금 조성에 대해서는 사용처를 끝까지 조사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동안 건설업은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가장 용이한 업종으로 꼽혀왔다. 전 국세청장의 결의가 건설 업계의 고질병으로 꼽혔던 비자금 조성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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