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였네-프랜차이즈, 달라야 산다
  • 김미영 (창업전문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
  • 승인 2007.11.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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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창업자들의 무기는 ‘새로움’
사업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다. 본사에서 자재 관리나 고객 관리 등 경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제공해 창업자의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고 해서 모두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간판과 같은 메뉴, 같은 매뉴얼로 운영되는 가맹점이라도 매출 1위 점포와 꼴찌 점포는 있기 마련이다. <시사저널>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사례① 자신을 먼저 이겨내고 소신껏 일하라 

계단청소관리업 푸르른계단 원주점 장준영씨

  20년 가까이 금융업 관리 부서에서 일했던 장준영씨(44). 연봉 7천만원을 받던 금융업계 종사자였던 그는 2006년 회사가 인수·합병되면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장씨는 생계를 위해 대리 운전,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다단계판매업에도 손을 댔다가 모아둔 자금을 모두 탕진했다. 보다 못한

 
아내가 나섰다.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여서 점포 창업은 불가능했다. 최소 자본과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부부의 눈에 들어온 것은 1천만원에 무점포 창업이 가능한 계단청소관리업. 카드 대출로 창업 자금 1천만원을 마련했다. 많은 사람이 말렸지만 그는 더 가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함께 1천2백50만원의 창업 비용을 들여 강원도 원주시에서 계단청소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계단청소업을 낯설어했다. 그는 본사를 자주 찾아가 청소 방법과 영업 노하우를 익히는 데 애썼다. 무료로 일을 도와주면서 기존 창업자들의 성공 노하우도 벤치마킹했다.
청소의 기본기를 쌓은 뒤 장씨는 본격적으로 전단지 작업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전단지를 돌리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시간이 흐르자 계단 청소를 맡기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장씨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며 창업에 앞서서 자신을 먼저 이겨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장씨는 하루 평균 10~15개 건물의 계단 청소를 한다. 한달 평균 매출은 4백만원, 순이익은 3백30만원 정도라고 한다.

<장준영씨의 창업 성공 포인트>
1.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주위의 편견을 물리치고 소신껏 일에 매진했다. 
2. 기존 창업자들 밑에서 철저하게 기본기를 다졌다.
3. 전단지 홍보와 경쟁 업체 서비스 분석을 일상화했다.

 

사례② 변하지 않는 맛과 분위기, 비결은 종업원 관리

해산물주점 섬마을이야기 오산점 정세용씨

정세용씨(49)는 대기업 공장이 많은 오산시에서 해산물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에서 17년간 물류 업무를 담당해오다 지난 2006년 12월에 퇴사했다. 퇴직 의사를 밝히고 퇴직하기까지 8개월 동안 각종 박람회, 세미나, 창업교육 등에 참석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쳤다.
정씨는 “프랜차이즈에 관해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들었지만 직장에서 경험을 통해 물류 체계가 잡힌 회사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해 창업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철저한 식자재 관리와 종업원 관리로 자리 잡기에 성공했다. 2백50여 가지 식자재 목록표를 직접 만들어 필요한 식자재의 종류와 수량 파악이 가능하도록 한 것. 그날 주문을 통해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했더니 맛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다.

 
맛의 비결은 종업원 관리에도 있다. 50~60가지의 메뉴를 갖춘 퓨전요리주점에서는 주방장의 손맛이 중요하다. 그는 잦은 이직을 막기 위해 종업원들에게 월 4회의 휴무 보장, 2개조의 시간대별 근무 등 근무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주방과 홀의 관리자는 창업 당시의 멤버들 그대로이다. 정씨는 “이들이 변하지 않는 맛과 분위기의 비결”이라고 자신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정씨는 손님이 요구하기 전에 미리 서비스를 하도록 지시한다. 그는 “고객들을 통한 입소문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라고 얘기한다.
1백65㎡ 매장에는 보증금 1억원을 포함해 3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한 달 평균 매출은 4천만원을 넘어선다. 순수익은 9백만원 정도. 그는 “다른 매장처럼 식재료나 서비스 비용을 절약했다면 순수익이 1천1백만원을 넘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세용씨의 창업 성공 포인트>
1. 물류 관리의 경력을 살려 식자재를 직접 관리, 신선도를 높였다.
2. 직원 휴무 보장, 특근 수당 등으로 종업원 근무 만족도를 높였다.
3. 재료와 서비스를 아끼지 말자는 원칙은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사례③ 끈기 있는 향기만이 살아남는다

친환경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 양천점 이용재씨

이용재씨(44)는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향기관리업(에코미스트)을 무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일은 개인 점포나 사무실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이 자동향기분사기 속의 천연향을 리필해주거나, 건물 환풍 시스템에 공조기를 설치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다.
전기·기계 관련 업체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이씨는 2003년 4월 향기관리업 사업자로 변신했다. 창업에 투자한 금액은 1천만원.

 
초창기에는 시행 착오도 겪었다. “소규모 거래는 일정한 수익을 얻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전체를 유지·관리하는 데는 너무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라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고민 끝에 그는 전략을 수정했다. 소량 납품보다 대량 거래가 가능한 기업체 위주의 영업으로 방향을 바꾼 것. 그는 우선 ‘향기 마케팅’이 가능할 것 같은 업체들을 물색했다. 첫 타깃으로 삼은 곳은 충남 부여에 있는 인삼박물관. 인삼향을 분사하는 샘플을 박물관 내에 무상으로 설치했다. 수익이 없었지만 향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성의를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박물관 관람객들과 직원들로부터 반응이 나타났고 결국 한국인삼공사와 전국의 인삼공사 직영 매장에 대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당장에는 손실이었지만 투자라고 생각해 참고 기다린 것이 주효했던 것.
온라인에도 진출했다. 자신이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향기관리업 쇼핑몰을 열었다. 이씨의 한달 평균 매출은 2천5백만~3천만원, 순이익은 1천만~1천2백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용재씨의 창업 성공 포인트>

1. 아이템은 창업자의 적성을 고려하고 비용은 최소화하라.
2. 소규모 거래보다 대량 납품이 가능한 거래처를 뚫어라.
3.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발휘하라.

 

사례④ 고객의 생각과 취향을 읽어라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 신림역점 박종애씨

서울 신림동에서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을 열고 있는 박종애씨(45)는 외식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21년 동안 네차례 창업을 해 모두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점포는 월 매출 1억원(순수익 3천만원)을 기록하며 2005년 개점 이후 줄곧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양식, 삼겹살, 부대찌개 전문점 등으로 성공을 거둔 박씨는 최근 젊은 층이 식사 후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한 곳에서 식사와 음주를 모두 해결하고 있음을 파악해 퓨전포장마차 창업에 뛰어들었다. 포장마차 콘셉트가 20~30대 신세대 고객부터 40~50대 장년층 고객까지 폭 넓게 끌어들인다는 판단에서였다. 매장 자리는 서울 신림동 신림사거리의 2백㎡ 규모의 점포를 골라냈다. 점포 비용을 포함한 창업비용은 6억원 선. 
그는 20~30대 여성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망고, 복숭아, 딸기 등 냉동 과일을 직접 갈아 넣은 ‘칵테일소주’를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여성 손님은 남성 고객을 이끌어냈고 객단가까지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종애씨의 창업 성공 포인트>
1. 좋은 아이템과 적당한 점포를 발견하면 과감하게 투자한다(단 빚이 아닌 순수 자신의 자금이어야 한다).
2. 소비 트렌드를 늘 관찰하고 뜨는 업종을 분석한다.
3. 고급 식재료로 단골 손님을 만든다.
* 도움말: 한국창업전략연구소, FC창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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