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나 대신 누가 설거지 청소 좀 대신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등장한 것이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이다. 초기에는 누가 살까 했던 제품들이었지만 이제는 싱글족과 맞벌이 부부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처럼 바쁜 현대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각종 ‘대행 서비스’가 창업 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부름 대행과 같은 단순한 업무에서 청소 대행, 육아 대행, 먹을거리 대행 등도 점차 전문화·세분화하는 추세이다.
대행 서비스의 대표적인 아이템은 바로 ‘청소 대행’이다. 초창기에는 전반적인 가사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청소뿐 아니라 빨래, 다림질, 반찬 만들기 등 집안의 모든 일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100만~1백50만원의 비용은 서민층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고객은 일부 부유층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가격의 단점을 보완해 등장한 것이 부분 청소 대행업이다. 가정집 위주로 부분 청소를 실시하고 1회 출장비를 4만~5만원으로 낮춘 곳이 맞벌이 부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분야가 더욱 세분화되었다. ‘푸르른계단’과 같은 7층 이하 중·소형 건물 계단 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등장했는가 하면, ‘하이진’과 같이 욕실과 화장실만 전문으로 청소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청소가 쉽지 않은 건물주나 맞벌이 주부의 어려움을 덜어주어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고·세탁기 전문 청소, 제사 음식 대행 서비스 등 눈길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인 냉장고와 세탁기만을 전문으로 청소해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콜드캐어’는 주부들이 가장 꺼려 하는 일반 냉장고와 김치·와인 냉장고 등의 청소를 대행하는 곳이다. ‘하늘정원’은 일반 세탁기, 드럼 세탁기 청소를 대행해준다. 손이 쉽게 닿지 않는 세탁기의 찌든 때와 세균, 곰팡이 등을 제거해 주부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가사 서비스 대행 업체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인재인력 파견 업체 ‘파출박사&파견박사’는 조리사 등 자격증을 갖춘 인력을 채용해 종전의 가사 도우미에 대한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이 외에 침대 청소, 소파 청소, 주방 청소만을 대행하는 곳도 성업 중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런 건강의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이 먹을거리 대행 서비스이다. 일본에서 보편화된 식재료 배달 서비스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사를 배달해주는 곳도 등장했다. ‘명가아침’은 아침 식사용 국과 반찬, 죽을 매일 집으로 배달한다. 밥은 쉽게 하지만 국과 반찬은 조리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고객이 한 달 단위로 주문을 하면 국과 반찬을 보온·보냉 주머니에 담아 매일 아침 6시 30분까지 집으로 배달 서비스한다.
저출산, 1가구 1자녀라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육아 대행 서비스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육아 대행 서비스는 베이비시터 서비스이다. ‘부모마음’은 일반적인 이론 교육에서 아기 돌보기, 동화 구연 및 독서 지도 교육, 각종 놀이 등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한 시터를 연령별로 다르게 투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신생아에서 만 36개월의 아이에게는 40대 베이비시터를, 만 3세 이상의 아이에게는 20대 중반에서 30대의 젊은 시터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더블인컴’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맞춤형 방과 후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부모의 불규칙한 귀가 시간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시간을 조정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쁜 부모를 대신해 생일 파티를 대행하는 어린이 생일 파티 대행 업체도 인기 있다. 자녀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100% 반영하는 것이 주된 전략이다. ‘파티맨’은 파워레인저 파티, 신데렐라 파티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아이와 부모 모두의 호응을 높이고 있다.
제사·차례상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제사 음식 대행 서비스’, 선물 포장을 대행하는 ‘포장 대행서비스’, 잉크를 충전해주는 ‘방문 잉크 충전 서비스’ 등도 성업 중이다. 제사 음식 대행 서비스의 경우 맞벌이 부부, 아내를 사별한 가정, 출산이나 병환으로 음식을 만들 수 없는 주부, 장애인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사·차례 음식을 직접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이다. ‘예지원’ 서울 2호점의 경우 명절이 없는 비수기에는 한 달 평균 1백~2백건, 명절을 앞두고서는 5백여 건의 주문을 소화해내야 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고 한다.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맞벌이 부부의 확산, 저출산 고령화 사회,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소비자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대행 서비스 창업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