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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소리’보다 ‘문자’가 더 빠르네

15돌 맞은 문자메시지, 광속 진화…음성통화 추월하며 메신저와 결합해 ‘점입가경’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ㅣ 승인 2008.01.07(Mon) 14: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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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sms)는 올해 15살이다. 1992년 12월 문자메시지는 보다폰의 엔지니어 닐 팹워스가 그의 상사인 자비스에게 “Merry Christmas”라는 성탄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내면서 자신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1월부터 문자서비스가 시작되었다).
40글자 내외의 문자를 주고받는 문자메시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제대로 정착이나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했다. 입력하는 방식이 복잡해서 귀찮은 기능으로 취급받기도 했고, 이동통신사는 관련 시스템 투자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문자메시지는 “누가 귀찮은 문자 따위를 사용하겠느냐”라는 비난을 듣곤 했다. 그러나 문자메시지의 매력은 강했다.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5년 후 세상을 휘어잡으며 대중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우리의 경우 휴대전화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음성통화였지만 이제는 문자서비스가 그 자리를 발 빠르게 대신하고 있다. 2005년 6월은 문자메시지에게 기념비적인 달이었다. KTF의 문자메시지 발신 건수가 20억8천6백15만 건을 기록해 음성통화 발신 건수 20억4천6백69만 건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문자메시지 발송이 늘어나 이제는 하루 2억6천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한반도 전체를 감싸고 있다. 바야흐로 문자메시지의 세상이 도래한 셈이다.
문자메시지가 전송되는 원리는 오히려 음성통화 방식보다 간단하다. 음성통화는 목소리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고 상대방 전화기를 찾아 다시 디지털 정보를 목소리로 변환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문자메시지는 그냥 상대방 전화기를 찾아 전달만 하면 된다. 상대방 전화기가 꺼져 있다면 서버에 저장해두었다가 나중에 보내진다. ‘단말기-기지국-문자메시지 서버-기지국-단말기’라는 간단한 도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음성통화보다 전송 방식 간단해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문자메시지 그 자체는 화려해지고 있다. 호출기를 사용하던 시절의 ‘8282(빨리빨리)’ ‘1004(천사)’가 글자로 바뀐 것만 해도 대단한 변화였지만 이제는 이모티콘이 대세이다. 텍스트와 함께 내 캐릭터를 같이 보낼 수 있는 ‘캐릭터 문자’를 보낼 수 있고 자신의 사진을 합성해서 ‘포토 문자’도 보낼 수 있다. ‘이모티콘 문자’는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1백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디어 학자 마샬 맥루한의 “매체가 환경을 변화시킨다”라는 말처럼 불과 15년 만에 문자메시지는 생활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응용한 새로운 현상들이 생겨나고 있다. 초기의 문자메시지는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단순한 소통의 수단에 그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군 복무나 해외 유학, 출장 등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사람들도 문자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패트리어트 서비스’는 과거 음성사서함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데 외부에서 공중전화나 일반 유선전화를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에 접속하면 간단한 인증을 거친 후 음성화된 문자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장기 일시정지 서비스 이용자도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마련한 서비스이다”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자메시지 이용 사례도 많다. 우체국의 무인배달서비스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객에게 우편물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 고객이 편리한 시간에 우편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성동구는 지난해 9월부터 본인의 인감 증명서를 대리인이 발급해갈 경우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에게 즉시 알려 혹시 있을지 모를 재산권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족(族)들을 위해 외교통상부는 이동통신 업체와 협력해 로밍 이용객들에게 ‘해외 위급 특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해나 전쟁, 테러 등 비상 사태를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중국 유학생이나 주재원과의 편리한 연락을 위해 별도의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더라도 한·중 간 문자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이동통신사에서 제공 중이다.
‘문자메시지는 사적인 소통을 위한 수단이다’라는 고정관념도 이제는 깨야할 때가 되었다. 안부를 묻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을 속삭이던 문자메시지를 기업이 전략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음성통화가 담당하던 기업 내의 영역을 점차 문자메시지가 접수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신속한 대답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의 장점을 기업측에서 십분 활용하고 있다.

관공서·기업 등에서도 ‘문자’ 이용한 서비스 개발

지난해 6월 비씨카드는 업계 최초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상담 시대를 열었다.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이고 고객의 편의를 높이자는 취지로 마련한 이 서비스를 실제 이용해본 김진수씨(39)는 “대기 시간을 막연히 기다리거나 다시 걸어야했던 불편함이 없어서 편리했다”라고 평가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도 “문자메시지 상담 업무가 정착되면서 전체적인 상담 업무의 효율이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비씨카드와 비슷한 케이스의 문자메시지 상담은 우리은행, 외환은행, 외환카드 등으로 확대되어 실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비행기를 이용할 때도 문자메시지는 요긴하게 사용된다. 대한항공의 e-티켓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예약, 구매, 탑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들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결항이나 지연, 스케줄 변경, 대기자 확약, 구매 시한 안내 등 고객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휴대전화로 보내준다.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문자메시지가 유행이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윤 아무개씨(29)는 네이트온 메신저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메신저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수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가 휴대전화를 떠나 진화하면서 그 활용도는 극대화되었다. 윤씨는 “사무실에서는 진동소리도 신경 쓰일 때가 있는데 메신저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MSN 메신저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 ‘폰친구’ 서비스를 통해 SK텔레콤과 KTF 가입자는 MSN 메신저에서 자신의 문자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 MSN 관계자는 “문자메시지가 메신저와 결합하면서 컨버전스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선통신과 인터넷 통신의 경계가 희미해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자메시지의 전성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40글자 이내로 이루어지는 대화 내용을 담아내는 데서 문자메시지만한 것은 없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문자메시지의 효용은 여전히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e-메일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통합커뮤니케이터로 진화하고 있는 메신저와 결합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 같다”라고 미래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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