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엔 ‘국물’도 없다?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 승인 2008.02.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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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 남긴 의원들 / 성추행·골프 파문 등으로 얼룩
 
17대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뚜렷한 지표는 없지만 16대 때에 비해서 낫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탄핵 바람에 힘입어 정치 신인들이 대거 진입했지만 의정 활동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17대 국회 때는 각종 구설에 오른 의원들이 많았다. 부정비리는 물론 골프, 음주, 성희롱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최근 한나라당에서는 당규 3조2항이 화제였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으로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된 경우 공직 후보자 추천 신청 자격을 불허한다’라는 조항에 따라 김무성 최고위원과 박성범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 등이 공천 신청 자체를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최고위원은 1999년 알선수재죄로 벌금 1천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고, 김현철씨는 2004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의원은 2006년 지방 선거 공천 과정에서 양주 등을 받아 벌금 7백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 외에도 ‘돈’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의원이 여럿이다.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시의원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당선인을 적극 도운 김덕룡 의원은 2006년 지역구 시의원의 부인이 김의원 부인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 4억4천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정계에서 은퇴할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제이유그룹으로부터 그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대통합민주신당 염동연 의원은 벌금 2백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음주나 성희롱 등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도 여럿 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잘 나가던 최연희 의원은 한 신문사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고 당을 나가야 했다.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나눔의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추태를 부려 비판받았다. 같은 당 임인배 의원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국정감사에서 피감 기관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임의원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김태환 의원도 경고와 함께 15일간 사회봉사를 했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술집 여종업원을 성추행했다는 이른바 ‘박계동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여성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가칭 자유선진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은 곽성문 의원은 대구 지역 기업인들과 술을 먹은 뒤 “한나라당에는 왜 후원금을 내지 않느냐”라며 맥주병을 던진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구설’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골프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이해찬 의원이다. 그는 2006년 3·1절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철도 파업 등이 있던 상황에서 부산 지역 기업인들과 골프를 즐겼다. 이 사건으로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한나라당 김학송·공성진·송영선 의원은 평일에 국정감사 준비를 이유로 군부대 시찰을 나가 해당 부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비난받았다. 신당 이호웅·신학용·한광원 의원 등도 전국이 수해로 난리가 났을 때 해외 여행을 하면서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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