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여성 정치 본때 보이자”
  • 김지혜 기자 ()
  • 승인 2008.03.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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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
 
“지난 17대 총선에서 39명의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여성 단체들이 15년간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였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43)은 17대 총선 결과 발표 당시를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꼽았다. 2000년 정당법 개정 당시, 56개 여성단체로 이루어진 ‘여성 할당제 도입을 위한 모임’은 비례대표의 50%를 의무적으로 여성에게 할당하는 조항을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 가시적인 성과가 17대 총선이었던 것이다. 한국의 정치 문화에서 국회의원의 13%가 여성으로 채워졌다는 것은 의미 있는 결과였다고 했다.
여성 정치를 위한 연구와 활동에 몸담은 지 벌써 17년째. 지방자치와 함께 성장한 여성 정치의 위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김소장은 “이제는 지방의회에서 확인한 역량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앙 정치 무대인 국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이다” 라고 말했다.
김은주 소장은 아무리 제도가 개선되어도 정치 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믿는다. 지금도 지역구 공천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권고’하는 규정이 있지만 현실은 5.5%대에 머무른다. “정당을 장악하고 있는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에서 ‘권고’ 정도로는 어림없다”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모든 선거에 50% 여성 할당을 ‘의무’로 못 박아놓는다고 다 해결될 일도 아니다. 역량 있는 여성 정치인이 나와서 남성 중심의 혈연·지연 네트워크를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여성 정치 지망생들을 위한 ‘캠페인 스쿨’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여성이라는 편견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김은주 소장은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처럼 여성 의원의 비율이 40%가 되는 날도 오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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