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길, ‘로또’는 없고 ‘노력’만 있다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3.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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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하차’한 고산씨 대신 ‘탑승’하게 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
동료의 불운은 곧 자신에게 행운이었다.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고산씨가 보안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 중도 하차하게 됨에 따라 예비 우주인이었던 이소연씨(29)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는 행운을 잡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3월10일 탑승 우주인을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우주인으로서 받아야 할 훈련을 고산씨와 함께 받아왔다.
러시아에서 예비 우주인과 탑승 우주인의 자리가 뒤바뀐 것은 지난 40년간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1971년 탑승 우주인 1명에게서 발견된 폐결핵으로 인해 3명 전원이 예비 우주인으로 교체된 적이 있고, 2006년 의학적인 문제로 우주 관광객이 일본인에서 미국 여성으로 바뀐 적이 있다. 이번 교체가 세 번째다.
기다림만으로 행운이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예비우주인으로서 탑승 우주인과 똑같은 강도의 훈련을 묵묵히 수행하고 의사 소통을 위한 러시아어 습득에도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탑승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훈련을 감내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씨는 우여곡절 끝에 확실하게 보상받았다.
이소연씨는 KAIS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전공 외에도 디자인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고, 태권도 공인 3단에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했을 정도로 체력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던 우주인 선발 과정에서는 과학 능력성, 사회적합성, 우주 적합성 면에서 최고 점수를 받기도 했다.
세계 50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기록될 이소연씨는 4월8일 소유즈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다. 이씨는 우주 공간에서 각종 과학 실험과 특수 임무를 수행하고 4월1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우주선에는 여성 최초 원정대 선장인 페기 휫슨이 동승해 여성 우주인 두 명이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씨는 4월 말 귀국하며 5월18일에는 공군 주최의 ‘스페이스 첼린지 2008’에 참석해 청소년들에게 우주에서의 경험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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