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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기자 karam1117@sisapress.com ()
  • 승인 2008.04.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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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말만 ‘말’인가?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까지 사용되는 교과서에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표준어로 정의하고 있다. 이 규정은 서울말만이 표준어가 될 수 있다고 한정함으로써 사투리를 쓰는 국민의 감정을 미묘하게 자극해왔다. 여기에 반기를 들어 2년째 진행되고 있는 헌법소원이 있다. 전국의 초·중·고생과 학부모들 1백23명은 “지역 언어의 특성과 기능을 무시한 채 서울말만 사용하도록 한 현행 정책은 헌법에 위배된다”라며 표준어 정책에 대한 위헌 소송을 냈다. 청구인들은 “현재의 표준어 규정과 표준어로 교과서를 만들도록 한 국어기본법 등은 행복추구권·평등권·교육권을 침해한다”라며 사투리를 주류 언어에서 배제하는 현재의 관행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30여 년간 사투리를 조사하고 수집해서 <한국의 언어지도>를 펴낸 이익섭 교수는 “사투리는 그 지역의 고유한 풍속과 문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다”라고 말했다. 국어국립원 이상규 원장은 “방언에도 표준어와 같은 가치와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교과서에 사투리가 사용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의사 소통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헌재의 판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유소마다 다른 기름값 지식경제부가 가르쳐준다

지식경제부는 4월15일부터 전국 주유소의 기름 가격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보는 이날부터 운영할 예정인 인터넷 사이트(www.opine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9천개 주유소의 가격 정보를 부가가치통신망(VAN)업체가 취합하고, 석유공사가 통신 시스템상 오류를 점검한 뒤 정확한 가격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그동안 주유소 간 가격 차이가 크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했다. 전국 주유소의 기름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오일 프라이스 워치’의 4월11일 전국 경유의 리터당 최고가는 1천7백69원, 최저가는 1천3백90원으로 차이가 3백79원에 이른다. 휘발유 리터당 최고가는 2천1백30원, 최저가는 1천5백65원으로 차이가 무려 5백65원이다. 고급유의 가격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격차가 심하다. 2천cc 쏘나타에 가득 채울 경우 거의 4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는 있지만 4월15일부터 전국 주유소의 기름 가격 정보가 공개되면 기름값을 다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도 파는 일본의 힘

최근 서양인 최초로 게이샤가 된 호주의 여성 학자가 등장할 정도로 서양에서는 일본을 ‘매력을 파는 쿨한 나라’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2년 전 개봉했던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중국 배우 장쯔이가 일본 기생 역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중국인들에게 많은 지탄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미국 뉴아메리카재단 연구원 더글러스 맥그레이는 문화 강국으로 떠오른 일본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국민총매력(GNC·Gross National Cool)’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일본은 그저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의 매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소프트 파워의 경제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미 4년 전 ‘쿨의 제국 일본’이라는 특집 기사를 게재하며 지금의 상황을 예측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일본 하면 경제 대국을 떠올린다. 일본 문화에 대해서는 ‘왜색’이라고 저급하게 취급한다. 동시에 한류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감에 취해 있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혐한류’도 애써 외면한다. 잃어버린 10년의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이 문화마저 돈으로 만드는 힘을 갖는 동안 한국은 갖고 있던 문화의 힘마저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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