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위의 생수 ‘해양심층수’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 승인 2008.05.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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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서 뽑아올린 ‘바다의 석유’…음료·식품·주류 등으로 변신해 소비자에 각광

ⓒ시사저널 황문성
해 양심층수는 생수가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바다의 석유로 통한다. 오염물질이 닿지 않는 2백m 이상 깊은 바다 속에 있어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과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해양심층수를 끌어내 소금기를 제거하면 황금 상품으로 뒤바뀐다. 이 때문에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생수·음료·식품·주류 등 상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국내 해양심층수의 원조는 워터비스다. 이 회사는 정부로부터 최초로 먹는 해양심층수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지난 4월에 출시한 ‘몸愛좋은물’은 먹는 해양심층수 1호 제품이다. 몸愛좋은물은 일반 생수보다 미네랄이 10~50배 많고, 수입 해양심층수보다 3분의 1 정도의 낮은 가격(5백㎖, 1천3백원)에 판매되고 있다. 전국 1백70곳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며 고객의 가정에 배달하는 방식이다. 최정아 기획총괄본부 과장은 “워터비스가 몸에 좋다는 것은 국내 연구소 등을 통해 검증받았다. 몸에 좋다고 해서 효능이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3개월 정도는 마셔야 몸에 변화가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당분간은 대리점 판매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워터비스는 강원도 양양군 원포리 앞바다에 1천32m의 해저에서 심층수를 뽑아 올릴 수 있는 취수 시설을 완비했다. 이를 이용해 각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양양에 완공함으로써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취수 시설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으며 해양심층수 선진국인 일본보다 기술이 뛰어나다고 자평한다. 워터비스는 해양심층수를 응용한 식품과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대기업들도 해양심층수를 응용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해양심층수로 만든 음료 ‘울릉 미네워터’를 처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시판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한 달 만에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10만병 이상이 판매되었고, 이는 해양심층수의 상품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워터비스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만드는 해양심층수 ‘블루마린’을 5월 중에 출시한다.

해양심층수로 만든 소주도 나왔다. (주)금복주는 최근 해양심층수를 사용한 소주 ‘참 아일랜드’를 내놓았다. ‘참 아일랜드’는 울릉도 청정 해역에서 취수한 천연 미네랄 성분이 살아 있는 해양심층수를 사용했다. 알코올 도수는 19.5%다. 금복주에 이어 주류업계에서도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시장 규모 1조원대로 커질 듯

해양심층수는 한동안 ‘먹는 제품’의 대세가 될 전망이다. 풀무원은 해양심층수를 써서 만든 두부를 출시했다. 동원F&B는 내년 하반기에 강릉시 및 수자원공사와 손잡고 해양심층수 제품을 출시한다. 이 밖에 석수&퓨리스, 대교그룹 등도 해양심층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해 음료시장에 뛰어든 LG생활건강과 후발 주자로 먹는 샘물 시장에 가세한 기린 역시 시장 진입을 타진 중이다.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해양심층수 취수 해역은 고성 오호리를 비롯해 양양 원포리, 속초 외옹치, 동해 추암, 강릉 정동진, 울릉 태하 등 모두 8개소다.

해양심층수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 노르웨이, 타이완, 한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해양심층수 개발에 처음 나선 것은 프랑스이지만 사업화시킨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1983년부터 상업적으로 활용을 시작해 약 3조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미국도 1981년부터 심층수 개발에 나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양심층수 시장은 올해 1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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