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황금기여, 다시 한 번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 승인 2008.05.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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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시절 이불을 덮어쓰고 손전등을 비춰 추리소설을 읽었던 중년이 많을 것이다. 1980년대는 한국의 추리소설 작가들에게도 황금기였다. ‘셜록 홈즈’ 시리즈나 ‘괴도 루팡’ 시리즈에 열광했던 세대가 작가가 되고 또 수많은 맹렬 독자들을 양산해냈다.

1983년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창설되었고, 문예지가 중심이 되어 신인들을 발굴하는 현상 공모전도 생겨났다.
올림픽과 프로 스포츠 등으로 성장한 스포츠 신문들도 추리소설들을 독자들에게 꾸준히 소개했다. 일간 스포츠는 이미 1970년대부터 김성종, 노원 등의 추리소설을 연재했으며, 스포츠 서울은 추리소설 연재뿐 아니라 창간 이듬해인 1986년부터 신춘문예에 추리소설 분야를 두고 신인을 발굴했다. 추리소설 평론가 박광규씨는 “당시 한국추리작가협회의 이상우 회장은 여러 스포츠 신문의 대표 등 중진으로 활동하면서 후진 발굴과 양성에 힘썼다”라고 회고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추리소설 작가 이름이 오르내리자 추리소설을 전문적으로 내는 출판사들도 등장했다. 추리 전문 잡지도 등장했는데, 1986년 창간한 <계간 추리 문학>이 그것이다. 이런 추세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한국의 독자들은 외국 번역 소설이 아니라도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에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길에 접어든 추리소설 시장은 출판계 불황과 맞물려 창작 추리소설의 입지를 깡그리 거둬가 버렸다. 장편 공모전뿐아니라 스포츠 신문의 단편 공모까지 폐지되었고, 독자들을 영화와 인터넷에 빼앗겨야 했다.

그러나 일본 추리소설 등에 힘입어 돌아온 독자들로 해서 국내 추리소설 시장이 소생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국 추리소설 또한 옛 영광을 찾아줄 젊은 작가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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