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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가정에서 하듯이 하라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ㅣ 승인 2008.05.27(Tue) 13: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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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도 채 되지않아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역대 최악의 이변이 일고 있다. 언론의 원인 분석에 의하면, 인수위 당시의 영어 몰입 교육 같은 설익은 정책 발표를 비롯한 청와 대수석 및 내각 인선에서의 국민적 실망에다가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 등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한다. 급기야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담화를 발표하기까지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국민적 신뢰가 대선 후보 당시의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인가?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이 한 번 추락하고 나면 좀처럼 급반전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환골탈태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 급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을 사상 최대의 표차로 당선시켰던 국민은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경제를 살려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드리겠다”라는 것이었다.

국가 경영은 기업보다 가정 경영과 유사한 점 많아 ‘경제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경제(Economy)의 어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 할 필요가 있다. 원래 ‘Economy’는 그리스어로 ‘오이코노미아(Oikonomia)’인데 이는 ‘가정 경영(Oikos=Household, Nomia=Management)’이라는 원뜻을 가진 단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당시 그리스에는 경제를 나타내는 말에 오이코노미아와 동시에 크레마티스티케(Chrematistike)라는 두 단어가 있었다. 크레마티스티케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에는 관심이 없이 오직 자신의 축재에만 관심을 갖는 일종의재산 관리법을 뜻하는 데 반해, 오이코노미아는 소속된 공동체를 자기 가정처럼 여기고 사랑으로 관리해나가는 지혜를 뜻한다.

국가 경영은 기업 경영보다는 오히려 가정 경영과 유사한 점이 더 많다. 기업에서는 비효율적인 구성원이 있다면 해고시킬 수 있지만, 가정이나 국가에서는 해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감동을 주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구성원이 스스로 마음을 열고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더욱이 가정에서 가장이 특정 자녀를 편애해서 혜택을 더 주지 않고 오히려 장애가 있거나 부족한 자녀에게 더욱 사랑하고 배려해야 하듯이, 국가 경영도 그러한 사랑과 감동의 정치를 해야한다. 새 정부 출범 후 물가 불안에 하루 살기가 버거운 서민들은 방기하고 오로지 수출 대기업들의 성장을 위해서만 고환율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과연 공동체적 경제 운영에 맞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성찰해야 한다. 또한 이른바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대기업 편향적 기업 정책이 중소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교육과 보건복지 등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기득권층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과연 가정에서라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정에서 자녀들을 가르치는 원칙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국민을 섬기는 일에서 말보다는 실천이 더 중요함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초기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크레마티스티케를 버리고 오이코노미아를 택해, 실천을 통한 섬김의 리더십으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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