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래서 채식이 좋다”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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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섭(47세)내과 원장-25년째 채식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다보니 닭의 목을 비틀어서 죽이거나 냇가에서 고기를 막대기로 찍어 죽이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무의식적으로 ‘싫다’는 생각을 한 모양인지 의과대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동물이 죽어서 식탁에 오르는 것에 혐오감이 생기더라. 본격적으로 내과 공부를 하면서 내과 질환의 대부분이 동물성 음식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는 순수 채식을 하게 되었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에게도 항상 채식을 권한다. 식생활을 바꾼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보고 채식에 대한 신념이 굳어졌다.”

 

 

 

 

▲ 김영애(30세)주부-7년째 채식

“고3부터 살을 빼려고 ‘고기 안 먹어야’ 하면서 참다보니까 오히려 폭식을 하게 되고 고기를 더 찾게 되더라. 그러다 우연히 <채식>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고기를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가 생각보다 많았다. 암을 유발하는 것부터 환경 파괴로 인한 기아 문제, 도축 과정의 잔혹함을 알게 되자 단번에 딱 고기를 끊을 수 있었다. 살이 5kg 빠졌는데 오히려 체력은 더 좋아져 무거운 것도 번쩍번쩍 잘 든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도 채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 장고운(25세)취업준비생-2005년 8월부터 채식

“채식을 하던 선배가 틱낫한 스님이 쓴 <화>라는 책을 권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 중 하나가 고기를 먹기 때문이라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후 평소 좋아하던 돈가스, 치킨, 탕수육이 음식으로 보이지 않더라. 화 덩어리로 보여 먹기 싫어졌다. 순수 채식을 하다가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은 해산물을 먹는다. 하지만 여전히 달걀은 먹지 않는다. 보통 채식을 4단계로 나누지만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므로 자기 몸에 맞춰 채식의 기준을 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 김문정(31세)대학생-2008년 5월부터 채식

“MBC <PD수첩>을 통해 소를 전기봉으로 찌르고 잔혹하게 도살하는 영상을 보았다. 광우병의 위험성보다 동물을 그렇게 다룬다는 사실이 싫었다. 패스트푸드나 음식점의 고기는 깨끗하게 포장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소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도축 전 과정을 보고 나니까 살점 하나만 보아도 동물 전체의 모습이 떠올라 도저히 손이 가지 않았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동물 학대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게 되었고, 윤리적인 차원에서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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