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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사장은 사기당할 사람 절대 아니다“

현금 대신 수표로 준 것이 확실한 증거 “심부름꾼 김옥희씨 뒤에 더 큰 실세 있을 것”

소종섭.안성모 ㅣ 승인 2008.08.12(Tue) 1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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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임영무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비리 진상규명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났다. 지난 대선에서의 참패 이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민주당은 촛불 정국 이후 힘을 내기 시작해 ‘김옥희 사건’을 계기로 여권에 대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박최고위원은 “이번 사건 막후에는 김옥희씨를 넘어서는 권력 실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책임 있는 야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8월7일 오후,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철철 넘쳤다.


‘김옥희 사건’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보나?
대통령의 처형이 관여한 18대 총선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비리 사건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비리가 복합된 사건이다.

검찰 수사에서 김옥희씨와 청와대·한나라당의 연결 고리는 아직 안 나오지 않았나?
30억3천만원의 돈을 준 시점이 세 번이다. 돈을 준 김종원씨는 서울시 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이다. 신분을 볼 때 사기를 당할 사람이 아니다. 10억원의 돈을 한 번만 주었다면 감언이설에 속아서 그랬다고 할 수도 있지만, 세 번이나 줄 때는 확답을 받고 주었을 것이다.

현금 대신 수표로 준 것을 보아라. 얼마나 확실한 보장을 받고 확실한 상대였으면 그랬겠나. 공천이 안 될 수 없다는 나름의 확신이 있어서 수표로 전달하지 않았겠나. 그렇지 않으면 흔적이 남는 수표를 사용했겠나. 74세의 고령인 노인네가 30억3천만원이라는 돈을 사기 친다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상식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어떤 의혹이 있나?
의혹투성이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정보를 최초 수집해서 조사를 했다는 것인데 청와대에는 수사권이 없다. 수집된 정보를 조사할 권한이 없다. 조사하면 직권 남용의 소지가 있다. 그런데 왜 조사 권한도 없는 청와대가 조사했고 한 달 넘게 만지작거리고 있었나. 대통령 친인척과 집권 여당이 관여된 문제라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키고 수사 범위를 정해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검찰도 원래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 경우 특수부나 공안부에서 조사할 사안이다. 검찰청 규정에 따르면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금융조세조사2부는 금융, 조세, 증권에 대해서만 수사하도록 되어 있다. 단순 사기 사건이라고 중간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그러면 형사부가 맡아야 한다. 왜 이를 위배했나.

그리고 공천과 관련해 돈이 오갔고, 실제로 김옥희씨가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당연히 공직선거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단순 사기 사건으로 규정해 김종원 이사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의심스럽다. 우선 돈을 받아서 보관·사용·반환하는 과정에 관여한 사람들을 모두 조사해서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 또 30억3천만원의 출처에 관해 여러 풍문이 있는데 김종원 이사장 개인 돈인지 아니면 조합 자금을 횡령한 것인지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

청와대가 이 사건을 주물렀다고 보는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 왜 청와대에서 기초 조사를 해서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켰느냐, 왜 수사 방향과 수사 범위를 한정시켰다는 오해를 받고 있느냐, 왜 수사를 금융조세조사2부가 맡았느냐, 이런 의혹이 맞물려 있다. 청와대 내에 검찰이나 경찰 직원이 파견 나와 있어도 수사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감찰팀도 내부 직원에 대한 감찰은 가능하지만 직원이 아닌 일반 국민을 수사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김옥희씨보다도 김종원 이사장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할 때 자주 접촉해 아주 친분이 돈독한 사람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조합회보에 이대통령과 귓속말하는 사진도 싣고, 대선 당시 교통연대를 결성해 한나라당에 가서 이명박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선거운동도 했더라. 그렇게 최고 권력층과 돈독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직접 권력 실세를 통하지 않고 왜 김옥희씨와 접촉했을까. 오히려 김옥희씨는 하나의 단순한 심부름꾼에 불과하고 더 큰 실세나 권력층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에 가서 그런 측면을 설명했다.

항의 방문하러 갔을 때 검찰로부터 문전박대를 받았었는데.
검찰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행패를 부리러 간 사람도 아니고 국민을 대표한 국회의원이 수사 지휘·감독자를 만나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여론을 전달하러 간 것인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은 검찰청사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말이 되나. 안 만나겠다, 들어오지 마라. 그러니까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닌가. 떳떳하게 수사하고 있으면 떳떳하게 들어오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나.

이번 사건을 검찰 자체 판단으로 배당했다고 보는가. 아니면?
부서 배당까지 청와대에서 시킨 것인지는 모르지만 매끄럽지 못한 것은 틀림없지 않나. 그러니까 흑막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검찰이 부쩍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검사 개개인은 명예감이 크고 정의감도 강하고 고생도 많이 한다. 그런데 검찰이 아직 권력 기관의 속성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고, ‘오이 밭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마라’라는 말도 있다. 검찰이 스스로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과거 타성에서 100%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구시대적 관행과 제도, 의식과 체질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사 결과가 나오니까 그렇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해 또 다른 사건이 터질 것으로 보는가?
한나라당은 선거와 관련해 돈과 인연이 많은 정당이다. 차떼기가 그렇고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가 그렇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억울할지 모르지만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권력 실세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의 수사 의지 여하에 따라 대형 권력 게이트가 될 수도 있고,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게이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검찰에서 수사진을 보강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철저히 하겠으니 두고 봐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발목만 잡는 정치 공세를 한다는 오명을 듣기 싫고, 검찰 출신으로 검찰을 폄하하고 싶지도 않다. 검찰의 약속을 한 번 지켜보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특검으로 재조사를 하고 그것도 미진하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제보가 많이 들어오나?
김종원 이사장은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있을 때 가깝게 지냈다, 비례대표 13번에서 16번을 받기로 호언을 했다, 한나라당 실세들과 접촉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 등이다. 또 30억3천만원의 출처를 조사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제보도 들어왔다. 확인 중이다.

대통령이 이 사건에 어떻게 임해야 한다고 보는가?
정말로 김옥희씨 개인 비리라고 한다면 누구도 한 점의 의문을 제기할 수 없도록 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이 적당히 수사했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명예를 생각하고 검찰의 엄정성을 확보하고 한나라당의 공천 비리 의혹도 명쾌히 밝히는 측면에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것이다.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이 아니다. 그랬다면 당장 특검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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