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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노리는 MB, 날개가 무겁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림픽과 추석을 계기로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집토끼’인 보수층을 다시 끌어들이며 지지도가 올랐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소종섭 ㅣ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8.08.26(Tue)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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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지난 6개월은 ‘인사(人事)가 망사(亡事)’로 요약되는 시기이자 혼선·혼돈의 시기였다. 이대통령은 지금 취임 6개월과 올림픽, 추석을 맞아 대반전을 노리는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과 MBC <PD 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 촛불 집회에 대한 강경 대응,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을 내놓으며 ‘집토끼’인 보수층 잡기에 들어갔다. 검찰·경찰·국세청 등 각종 사정 기관들을 총동원해 강경 드라이브도 걸었다. 9월11일에는 ‘국민과의 대화’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이대통령의 발걸음에서는 부쩍 자신감이 묻어난다. “취임 초와 비교해보면 (대통령이) 놀랄 만큼 얼굴 살이 빠졌다”라고 말하던 참모들도 요즘에는 “웃음을 자주 볼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여유를 찾았다는 것이다. 이대통령이 8월16일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뒤 북악산에 오른 것도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실제로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8월21일 발표한 주간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24.8%로 나왔다. 그 전주보다 1.4%가 올랐다. 같은 날 CBS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주간 정례 조사 결과에서는 수치가 더 나왔다. 3주 연속 상승하며 35.2%를 기록했다. 상승하는 이대통령의 지지도는 보수 성향인 장년층의 결집에 기인한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 장년층은 평균 지지도보다 10% 이상 높게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대통령의 ‘보수 강화’ 정책에는 한계도 뚜렷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감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공감한다”라는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대통령이 현재 기조로 ‘집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지도를 확산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불안한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런 흐름이 40대·중도층의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보수층과 달리 이들은 한나라당에 평균 10% 이상 낮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중도층은 대선 때 경제적인 성과를 기대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이후 인사·외교 정책의 실패 등에 실망해 빠져나가고 있다. 민주화의 현장에 있었던 40대는 중도 성향이 강한데 대통령이 보수 강화로 기조를 잡으면서 스스로 지지층을 협소화한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금은 일단 무너진 중심 지지층을 다시 복원하는 일이 급하다. 그것이 성공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차분하게 하나씩 성과를 내어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대통령의 정국 운영 기조에 한나라당도 발을 맞추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번 가을의 국정감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정감사를 활용해 전 정권에 대한 일대 공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말이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전 정권과 관련 있는 사건들 중에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휴켐스 인수 과정에 대한 의혹에 대해 내사에 들어간 사실이 주목된다. 국세청도 태광실업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미 여권 사정 기관들은 전 정권의 비리 캐기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여권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몰아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최근 ‘골프 금지령’을 내리는 등 상승 국면에서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내부 인사들의 마음을 다잡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보수 강화’ 기조가 성공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내부 비리 사건이 터질 가능성이다. 여권 주변에서는 김옥희·유한열 사건 이후에도 ‘돈’과 관련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공기업 인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기업 인사가 끝나는 10월이 되면 사건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공천과 공기업 인사와 관련해 ‘돈’을 준 인사들이 더 이상 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일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체가 뚜렷이 확인되지 않지만, 여권 내부에 이런 말이 돈다는 것은 무언가가 존재할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다른 하나는 ‘맘대로 인사’다. ‘보은 인사’ ‘무원칙 인사’로 불리는 공기업과 각종 정부 기관의 인사 행태에 실망을 넘어 절망하는 사람이 많다.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나도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 62.3%가 이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60점 이하의 점수를 주었다. 보수층·기독교인조차 과반이 넘는 사람들이 낙제점을 주었다. ‘인사’ 문제는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높았던 한반도 대운하를 연상시킨다. 이런 식의 인사가 계속되면 지지층 결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대통령의 한 측근 의원은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엉망으로 이루어지는 인사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 또 한 번 위기를 맞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취임 6개월을 변곡점으로 삼아 힘을 회복하려는 이대통령에게는 강력한 반대 세력으로 자리 잡은 불교계와 서서히 야당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는 민주당 그리고 시민사회 세력 등의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이들 반대 세력은 연대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여권의 강공 드라이브가 외연을 확장하기 전에 이들의 연대가 구체화하고 여기에 국민의 잠재적인 불만이 결합한다면 정국 흐름은 일거에 뒤바뀔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대통령은 위험한 도박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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