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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내 운명’ 생각을 바꿔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전문가의 처방 받고 휴식을

성봉주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ㅣ | 승인 2008.09.01(Mon) 14: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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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황문성
운동이 행복감과 자신감 그리고 자기 존중감을 높여주며 건강을 가져다주는 것은 틀림없다.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 형태나 운동 강도, 운동 시간, 운동 빈도가 필요하다. 운동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운동을 하려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체육 참여율이 이미 30%를 넘고, 계속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운동은 일상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동을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지나치게 한 나머지 몸을 망치고 심지어는 운동 중독자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마라톤, 보디빌딩,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축구 등 다양한 분야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운동 중독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운동 인구의 7.4%가 운동 중독자로 나타났으며, 31.4%가 본인 스스로 운동 중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한 탓이다. 운동 중독자가 되면 하루라도 일정량의 운동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더 나아가 그런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운동을 모든 일의 우선에 놓아 사회적이나 가정적으로 괴리되기에 이른다. 운동 시작 전에 전문가로부터 처방을 받고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활체육 동호인들도 ‘중독’ 늘어

개인적으로는 운동 중독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독이라는 단어는 왠지 의존성이 심하고 빠져나오기가 힘든 질병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운동증’이나 ‘운동 과다증’이 적당한 단어라고 말하고 싶다.

운동 중독은 정신적인 이상 증세로 다루어진다. 자신의 의지대로 쉽게 다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운동 중독에 걸리면 근육과 인대 그리고 관절에 문제가 생겨 건강을 해친다. 족저근막염, 피로골절, 관절염, 극심한 피로, 통증 등 실로 다양한 증세에 시달리게 된다.

운동 중독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운동에 ‘올인’하기 때문이다. 즉, 운동에 모든 운명(?)을 걸어 집착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 아니면 도’식으로 몰입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인들의 특질이 빨리 운동 중독에 이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초기에는 운동이 자신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운동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운동에서 느꼈던 쾌락을 좇아 몸이 점차 망가져가고 있는데도 중단하지 못하고 지속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마치 불나비가 죽을 줄 알면서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운동 중독은 운동생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까? 운동을 하면 행복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달리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 30분 정도 지나면 상쾌하고 기분도 좋아져 계속해서 달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이런 기분을 스포츠의학 용어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또는 ‘러닝 하이(Running High)’라고 하며, 마치 헤로인이나 모르핀 같은 마약을 투약했을 때의 환상적인 의식 상태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즉, 러너스 하이에 의해 30분가량 계속해서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사라져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좋아진다.

이는 운동을 지속하면 뇌에 오피오이드 펩타이드나 베타 엔돌핀과 같은 화학물질이 증가해 고통은 줄고 행복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베타 엔돌핀의 경우 평소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하며, 젖산 등의 피로물질 축적과 관절의 통증을 감소시켜준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이 기분을 계속 맛보기 위해 지나치게 운동 강도를 높여 끊임없이 운동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경험을 자주 느끼고 싶어하며, 이러한 행위가 반복됨으로써 운동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운동 중독은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운동에도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이 그대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주변에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무릎 통증이 심해 평상시에도 약간 절룩거리며 통증을 가끔씩 느끼지만 운동을 중단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당장 운동을 중단하고 정신의학적 처치와 처방을 받아볼 것을 권장했지만 그만둘 수 없다고 하며 아직도 달리고 있다. 결국에는 완전히 걷기 힘들거나 불편함이 극에 달할 때에나 중단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운동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나 자신의 의지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중독자를 억지로 끌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 운동은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도록 해야 하며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먼저 받아야 한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 동호회에 가입해 여럿이 같이 하는 것이 좋다.
ⓒ시사저널 황문성
약간 부족한 듯하게 운동해야 가장 좋아

운동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정기적인 스포츠의학 클리닉을 방문해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식적인 처방이나 정보를 듣고 따르다 보면 몸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 운동 중독이 의심된다면 스포츠의학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둘째,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 몸에 통증이 오거나 지나친 피로가 온다는 것은 운동을 쉬라는 몸의 신호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운동 중독에 걸린 사람에게는 운동을 하루도 쉬지 않는 특징이 있다. 적어도 1주일에 1~2일은 쉬어야 한다. 몸에도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운동량을 지나치게 늘리지 말아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 하루 90분 이상의 운동은 삼가야 된다. 한 번에 무리하게 하는 운동을 피하고, 그날의 운동 피로가 2일 이상 가지 않도록 운동 강도와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약간 부족한 듯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넷째, 운동을 혼자하지 말고 동호인들과 함께 배우면서 같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혼자하다 보면 그만큼 중독에 빠지기 쉽다. 결과적으로 운동은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도록 해야 하며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받고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목적과 자신의 체력 상태에 맞게 운동 강도, 운동 빈도, 운동 시간, 운동 형태 등을 달리하여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약한 운동에서 강한 운동으로, 짧은 시간 운동에서 긴 운동으로, 단순한 운동 동작에서 복잡한 운동 동작으로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 좋다. 즉, 단기간의 욕심은 금물이며 운동의 원리와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운동 중독에 걸렸을 경우 중독 상태에서 빨리 빠져나오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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