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노인 복지 …‘노풍당당’ 취업설명회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09.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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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은숙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청년 실업만큼 심각한 것이 노인 실업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 9월9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강우람 경로당에서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이 경로당이 생긴 이래처음이다. 취업설명회에 참석한 심덕규 할아버지는 “빔 프로젝트를 통해 노인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니 이해가 잘 되더라. 한 번 구직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라고 했다.

이처럼 경로당에서 취업설명회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고령자취업알선센터 직원들의 발상 전환 덕분이었다. 취업알선센터 최성학 과장은 “노인들이 센터를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분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찾아가자는 생각에 사업을 벌이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부터 한사람 아파트 경로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덟 차례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를 계속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된 사례는 2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과장은 “70세 이상인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이다. 그래서 취업설명회 말고 경로당을 공동작업장으로 활용해 노인들이 소일거리로 할 수 있는 일감들을 해결해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자체에서 노인 실업 해소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발로 뛰어다니는 변화된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57만명에 달하는 실업 노인의 일자리를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간이 1~2명씩 취업시키는 일회성 이벤트로는 수많은 노인들을 길거리에서 방황하게 하는 현실을 결코 바꿔놓지 못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노인들에게 시간제 일자리를 제공한 뒤에도 정부가 나서 고용 유지율, 소득 상승 수준, 만족도 등을 점검하고 사후 관리한다. 우리도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노인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관리 시스템을 심도 있게 강구해야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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