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차기·차차기 대권도 넘본다
  • 김지훈(서울신문 기자) ()
  • 승인 2008.11.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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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지사(왼쪽)와 이완구 충남지사. ⓒ시사저널DB(왼쪽),시사저널 이종현(오른쪽)
규제 완화를 둘러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 이면에는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 주자들의 계산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들끓는 민심을 잡아채지 못하면 내후년 지방선거는 물론 정치적인 미래를 열어가는 데도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 철폐 선봉에 선 김문수 경기지사는 “균형 발전은 공산당도 못하는 것이다”라며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김지사는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김지사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행보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지사는 이재오 전 의원과 홍준표 원내대표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측근 3인방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지사가 자신의 대권 플랜을 위해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김지사의 대선 캠프팀이 꾸려졌다는 말도 들린다.

영남(경북 영천) 출신인 김지사가 영남 표는 물론이고 수도권 표까지 노릴 수 있어 지금 당장 수도권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지 않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인이 의도했든 아니든 선봉에 선 김지사는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이미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갈등에서 가장 극적인 인물은 이완구 충남지사이다. 재선 의원 출신인 그는 국회의원 시절보다 수도권과 각을 세우고 있는 지금이 상한가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분명한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그의 인지도도 껑충 뛰어올랐다.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이완구 대망론’도 떠오른다. 이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차기를 위해 지역 맹주인 자유선진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탈당할 의사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할지, 다른 길을 갈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충북지사도 이에 질세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월11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가진 정지사는 “대통령의 지방 발전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어 있다. 단식 투쟁이라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도 “정치적 배경이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라며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정치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친이와 친박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 김지사는 향후 행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연임을 염두에 두고 이미 ‘연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시장으로서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처럼 확실한 브랜드와 업적을 남기는 것이 급선무이다. 서울시장에 연임한다면 그는 강력한 차차기 주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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