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ㅣ과학기술] 푸른 미래에 발을 들이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8.12.23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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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탑승 우주인’ 이소연씨 한국 우주과학 분야에 활력 불어넣어

▲ 이소연씨(위)는 지난 4월8일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다녀왔다. ⓒ과학기술부 제공

올해 국내 과학기술계 최대 화제는 ‘첫 우주인의 탄생’이었다.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30)은 2년여 간의 혹독한 훈련 과정을 경험한 후 지난 4월8일 우주선 소유즈 호에 탑승해 ‘우주를 다녀온 첫 번째 한국인’으로서 우주과학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연구원은 9박10일 동안 국제 우주정거장에 머무르며 총 18가지 과학 실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다.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는 한국 과학기술계의 오랜 염원 중 하나였다. 두 명의 예비 우주인 선발에 무려 3만6천2백6명의 지원자가 몰려 1만8천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적 관심도 컸다. 우주선 발사 순간부터 지구 복귀까지 온 국민이 첫 우주인의 활약상을 환호와 격려 속에 지켜보았다.

이연구원은 애초 탑승 우주인으로 선정된 고산 연구원(32)이 발사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규정 위반으로 교체되면서 극적으로 우주 여행길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보 기관 개입설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연구원의 역할을 놓고 ‘2백60억원짜리 우주 여행’이라는 평가절하도 나왔다.

하지만 이연구원의 첫 도전과 성과는 한국 우주과학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다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우주 기술 분야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키워주는 데 큰 몫을 했다. 

이연구원은 “우주 강국은 결코 한두 사람의 힘으로 한두 해 노력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주에 머무르는 동안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주 개발에 많은 사람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한국 첫 우주인’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이연구원은 “우주과학 분야에서 아직은 신출내기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게 되었다. 다음번 우주인이 실수하지 않도록 지금까지의 훈련 경험을 꼼꼼히 자료로 남기겠다”라고 밝혔다.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 기술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현재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유인 우주기술 개발과 관련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연구원은 모교인 카이스트를 비롯해 전국 각지를 돌며 우주인 선발 과정과 훈련, 탑승 우주인 교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 등 소중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리는 특강을 갖고 있다.

1978년 광주에서 태어난 이연구원은 광주과학고 2학년을 마치고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셨었다. 이러한 실패의 경험은 우주인 선발이라는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런 만큼 후배들과 청소년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조언한다. 이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2008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중 한 명으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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