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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속도전 앞세운 밀어붙이기 리더십 안 된다”

창당 1주년 맞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 “이번 개각으로 민심 수습할 수 있을까 걱정”

소종섭 · 김회권 기자 ㅣ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9.02.03(Tue) 14: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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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이종현

이회창 총재가 ‘돌잔치’를 했다. 그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은 2월1일 창당 1주년을 맞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사사건건 맞부딪히는 가운데 자유선진당은 의석 수(18석)를 능가하는 정치력을 선보이며 정치권 안팎에 강한 인상을 심는 데 성공했다. 이총재에 대해서도 “대쪽으로 상징되는 차가운 엘리트 이미지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라는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1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층에 있는 자유선진당 총재실에서 이총재와 마주 앉았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내외신 기자회견을 준비하느라 잠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자유선진당의 미래에 대해 말할 때는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인터뷰는 한 시간을 꽉 채웠다.

창당한 지 1년이 되었다. 평가를 듣고 싶다.

힘든 1년이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국회에서 우리 길을 찾으려고 애썼고 제3당으로서 할 역할이 많았다.
적당히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정도, 이것만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그런 신조로 해왔다. 막힐 때 조정하고 뚫는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창당한 것은 중간에서 조정·중재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이념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창당할 때의 정신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다.

점수로 평가한다면 몇 점쯤 주고 싶은가?

하하. 자기 자신을 높이 평가하면 안 된다. 겸손해야 한다.

이른바 ‘충청당’ 색채가 너무 뚜렷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창당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나머지 절반을 마저 성공시켜 전국 정당으로 정착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최근 충북에 관심을 쏟던데, 일차적으로 대전·충남을 넘어 충북으로 세를 넓히려는 노림수로 읽힌다.

앞으로 충북에 관심을 많이 쏟으려고 한다.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충북이 중요하다. 실제로도 충북은 여러 가지 숙원 사업이나 현안 문제들을 갖고 있는데 제대로 해결이 안 되고 있다. 같이 걱정하고 노력하려고 한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2중대’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우리의 입장과 신념, 원칙과 정도에 따라 행동해왔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한나라당에 동조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민주당에 동조할 때도 있었는데, 그것은 그때그때 그쪽 입장이 옳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우리가 한나라당에 동조하면 이중대라고 주장했는데, 그렇게 말한 의원도 아마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 말했을 것이다.

선진당과 이총재의 2009년 목표는 무엇인가?

두 가지이다. 우선 말한 대로 전국 정당화이다. 국회의원 숫자를 더 확보하고 우리 당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보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각 시도의 당 조직을 정비·확산하고 있다.

또, 올해는 경제에 관한 대처를 하는 데 당력을 모으려고 한다. 올해는 경제가 말로만이 아니라 피부로 느끼게 되는 굉장히 아픈 한 해가 될 것이다.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다. 경제는 신뢰가 중요하다. 국민의 신뢰가 모여야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효율이나 속도전을 바탕으로 한 밀어붙이기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용산참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고 현장의 책임이라고 할까, 그런 것은 수사 기관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밝혀서 책임질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 물론 화염병을 던지고 쇠구슬을 새총으로 쏘는 것은 불법이다. 동기가 생존권의 문제에서 나왔다고 치더라도 이런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원인을 밝혀서 앞으로 불행한 일이 안 생기도록 해야 한다.

좀더 넓은 측면에서 보면 재개발 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다. 주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거 환경을 개량한다는 것인데 사업자나 토지·건물 소유자는 이득을 보지만 세입자나 세입 상인들은 얼마 안 되는 보상금을 받아서 도시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생존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을 무시하고 서두르다 이런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전반의 분위기가 강공·속도전을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사람이 타 죽었는데 진압 작전을 하면서 어떤 방재 대책도 하지 않았다. 화재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예견되었는데도 조급하게 진압한 점이 문제이다. 그 바람에 철거민은 물론 특공대원까지 희생되었다. 특공대를 투입하는데 그런 정도의 사전 대비도 없이 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경찰의 총수는 스스로 자책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보나?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지금까지 보도된 것만 보더라도 너무 조급하게, 소홀하게 진압 작전을 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아닌가. 인명이 많이 희생되고 부하인 특공대원까지 희생되었는데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좋다.

여권 내부에서는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자진 사퇴는 김석기 청장 내정자 자신이 사리를 제대로 판단해서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단행한 개각을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팀의 경우는 조금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리는 땜질식으로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뛰려면 지난 1년 동안 잃었던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새로운 각오로 뛴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런 면에서 대폭적으로 개각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개각을 하고 말고는 대통령의 마음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의 마음이 수습이 되겠는가. 걱정스럽다.

이명박 정권의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는가?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데 대답하기가 좀 꺼림칙하다. 대통령 선거에서 겨루었던 상대방인데…. 지난 1년은 국민의 기대만큼 못한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앞으로 4년이 남았다는 것이다. 잘못되었던 것, 또 거기에 대한 국민의 매서운 평가에 대해 섭섭해하거나 변명하려고 하지 말고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국민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얻는 국정 운영을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국민을 무섭게 알고 해줬으면 한다.

대통령이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신뢰를 회복해야 정권 차원의 개혁이나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북한이 신년 초부터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의 노림수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과의 거래에서 확실하게 얻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대남 압박에 화들짝 놀라서 큰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한반도의 문제가 북한의 태도에 따라 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하늘이 무너질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은 과거에도 보면 남한의 정권이 들어서면 반드시 초기에 대남 압박 행동을 했다. 거기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북한이 남한이 말 안 듣는다고 핵을 떨어뜨리고 전면전을 할 수 있나? 그야말로 자살하는 격이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국지적인 또는 도발적인 행동은 있을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

2월에 법안 전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진당이 또 주목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1백80˚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걱정이다. 방송법의 경우는 한나라당이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대기업이나 신문의 방송 겸영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 세계적인 추세이다. 다만 겸영의 비율, 이른바 교차 소유의 비율은 한나라당 안대로는 안 된다. 여론 독과점이 안 되게끔 조절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무조건 한나라당 법안을 MB 악법이라는 멘트를 붙여서 들여다보지도 않고 거부하는 것은 안 맞다. 서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

전국을 광역 단위로 나누는 ‘강소국 연방제’를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지방 행정 조직을 개편한다고 하는데 크게 걱정된다. 나라를 아주 못쓰게 만드는 정책이다. 20세기만 해도 수도권을 집중 발전시키면 국가 경쟁력이 커진다고 보았지만 지금은 스위스나 핀란드 같은 다극화된 지방 분권을 한 나라가 발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 행정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다시 20세기 골방에 들어앉겠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도 30% 줄이자고 제안했다.

국회도 개조되어야 한다. 연방제 국가 구조로 가면 국회의원도 지금처럼 많을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 국회의원 숫자가 인구에 비해 많다. 우리가 16만3천명, 일본이 25만여 명, 미국은 67만명에 한 명이다. 30% 정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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