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인터뷰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09.02.03 14: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권에 상처받은 원로도 있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대표적인 사회단체의 원로로 꼽힌다. 그는 좌우 편향 없이 양쪽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원로 중의 한 명이다. 이번 <시사저널> 조사에서도 서 전 총재는 역대 정권에서 거의 편중됨 없이 ‘원로’ 자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모임’을 이끌기도 했고, 현재 ‘미래사회사종교성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시사저널 우태윤
역대 정권에서 큰 편향 없이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원로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중도이다. 어떤 때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일 때도 있고, 또 꼭 지켜야 할 것이 있을 때는 보수적이 되기도 한다. 원로란 그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정권 저 정권 모두 자문에 응하는 것을 욕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원로가 좌다, 우다 해서 갈라져서야 되겠는가. 그런 면에서 나는 고 강원룡 목사 같은 분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어느 정권이나 부름을 마다하지 않고 나가서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원로들이 너무 정파와 이념에 따라 갈라지는 현상이 심하기는 하다.

참여정부 이래로 좀 심화되는 면이 있다. 과거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 때는 정말 사심 없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원로들이 직접 거리로 나가 데모도 하고, 거침없이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는데, 이젠 국민이 원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원로들을 활용하려 한 역대 정권들의 책임도 있다. 

현재 원로라고 자처하는 분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끔 보면 원로라고 자처하기에 부족한 분들이 많다. 나 역시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만, 막상 나가면 대통령에게 참고될 만한 충고나 직언을 안 한다. 또, 그럴 만한 분들은 아예 안 나간다. 훌륭한 원로들도 많았다. 사심 없이 대통령을 돕겠다 해서 나갔는데, 상처만 받는 경우도 많았다. 정권의 목적에 의해 원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요즘 같은 난국에 진정한 원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회 각계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찾았으면 한다. 대통령과 친한, 대통령이 대하기에 편한 사람들만 찾아서는 안 된다. 한쪽에 휩쓸리고 편 가르니까 그것이 싫어서 아예 나서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이현재 전 총리나 한승헌 전 감사원장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다. 집 밖으로 안 나오려 한다. 정말 국가를 위해 사심 없이 조언을 할 만한 분들은 많다. 그분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