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장기 기증에 웬 돈타령?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03.24 17: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합뉴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약 한 달 동안 각종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장기 기증운동이 종교를 초월해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참에 장기 기증 및 뇌사 판정 절차를 완화하는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엄격한 판정 절차가 장기 기증의 활성화를 막는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2월부터는 뇌사자를 발굴하고 장기 기증을 설득하는 장기 구득 기관 시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지자체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부산 북구의회는 전국 최초로 장기 기증자 및 등록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목포시도 지난 3월18일, ‘장기기증운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운동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들의 이런 움직임이 장기 기증의 순수한 의도를 퇴색시키고 장기를 상품화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정부가 이미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에게 장례비나 진료비 등 최대 5백4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는 자발적인 민간 운동을 유도하되 금품 제공은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명 인사들이 장기를 내놓을 때마다 잠깐 기증 열풍이 불다가 금방 수그러들곤 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존재감이 컸던 터라 이번 열풍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를 지나가는 열풍이 아니라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