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전문가 교육도 ‘명품’
  • 김세원 편집위원 ()
  • 승인 2009.05.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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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품비즈니스교육원 다니엘 메이란 대표

 

 


대한민국에서 명품은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훈장이자 소지자의 지위와 품위를 드러내는 계급장이다. 이 때문에 사상 유례없는 불황에도 명품 선호 풍조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올해 전세계 명품시장이 3~7% 정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한국은 예외이다. 국내에 진출한 명품업체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명품 업체 국내 현지법인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8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치, 페라가모, 루이뷔통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매출이 2007년에 비해 오히려 20~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국이야말로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명품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명품 브랜드 경영 전문 교육기관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 설립된다. 오는 7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여는 서울 명품비즈니스교육원(SLBI: Seou Luxury Business Institute www.sibi.co.kr)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상경계 그랑제콜인 HEC(Haute Etude du Commerce)의 교수진과 명품 전문 컨설팅회사인 ‘럭셔리 애티튜드’의  고객기업 네트워크, 프랑스 명품업계의 자본이 합쳐 탄생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명품업계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면서도 소비자들의 취향이 섬세하고 까다로운 테스터 마켓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고객들이 브랜드만 보고 명품을 사는 데 비해, 한국의 고객들은 어떻게 자신을 연출하는 것이 가장 멋지게 보일 수 있을 것인지를 철저하게 따져본 후 제품을 구입한다. 일본·중국 등 이웃 나라의 멋쟁이 소비자들이 자국의 백화점이나 명품스토어 대신 한국을 쇼핑 장소로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서는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춘 실무자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명품 관련 업체 종사자들을 훈련하고 교육하는 전문 기관이 없다.”

다니엘 메이란 SLBI 대표는 “한국 고객들의 수준은 갈수록 높아져가는데 업계가 미처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명품 전문가들을 길러내는 교육기관 설립을 4년 전부터 구상해왔다”라고 설명했다. 2001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그룹인 LVMH의 자매회사 격인 블루벨의 한국지사장으로 일해온 메이란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가 유럽 최고의 비즈니스스쿨로 선정한 프랑스 HEC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서울을 시작으로 홍콩·상하이·도쿄·두바이 등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메이란 대표는 2003년 프랑스 명품업체들의 이익단체인 콜베르(Colbert) 위원회 한국사무소 설립을 주도해 3년간 대표를 맡기도 했다.

SLBI는 명품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대학생과 대학 졸업생 및 3년 미만 경력의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명품 통합 프로그램과 특화 프로그램, 과장급 이상 중간관리자들을 위한 명품 실무 중간관리자 프로그램, 임원과 CEO들을 위한 명품 최고경영자 프로그램 등 3단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간관리자 프로그램은 명품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재무, 인적 관리 등 9개 모듈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은 브랜드 관리, 명품 마케팅, 소비자 행동 등 6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9월에 시작되며 모듈을 선택하는 데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SLBI는 최근 르노삼성 마케팅담당 조돈영 부사장을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럭셔리 매니지먼트의 대가인 장 노엘 카페레 교수를 필두로 HEC의 교수진들이 한국에 와서 강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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