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록과 함께 ‘열’나게 즐겨 보자!
  • 성시권 (대중음악 평론가) ()
  • 승인 2009.07.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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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 2009년 여름, 록페스티벌 제대로 즐기는 법

▲ 오아시스(왼쪽)와 데프톤스(오른쪽).

록페스티벌 시즌이 돌아왔다. 팬들은 배낭과 텐트를 싸들고 일상에서 벗어나 야외공연장으로 향한다. 2박3일간 록 공연을 보면서 뜨거운 여름밤의 열기를 록사운드와 헤드뱅잉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지난해에는 유독 음악 페스티벌이 많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10여 개의 록페스티벌이 집중되어 팬들에게 행복한 고민을 하게 했다. 올해도 지산벨리록페스티벌,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ETP페스티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대한민국라이브뮤직페스티벌 같은 공연들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본격적인 ‘한국판’ 록페스티벌인 트라이포트록페스티벌은 1999년 여름에 시작되어 폭우 속에 일일천하로 아쉬운 막을 내렸다. 이후 ‘제2의 트라이포트록페스티벌’을 표방하며 등장한 2006년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은 단기간에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록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기획사가 주도한 마케팅과 해외 연주팀 섭외 능력, 미국 록페스티벌 규모에 필적할 만한 무대와 음향, 주관사인 인천관광공사의 후원이 완성도 높은 공연을 뒷받침했다. 무엇보다 마니아들의 충성도로 인한 열기가 뜨거웠다. 국내의 주요 록페스티벌과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법에 대해 살펴보자.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올해 첫 공연하는 새내기 록페스티벌이지만 그 내용은 만만치 않다. 공연기획사 아이예스컴과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을 공동 주관해 왔던 옐로우나인이 장소를 인천에서 경기도 이천으로 옮겨 단독으로 개최하기 때문이다. ‘초록빛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을 모토로 ‘진정한 의미의 첫 자연 속 페스티벌’을 표방했다. 옐로우나인의 공연 프로모터들은 일본 후지록페스티벌과 협력 관계를 맺어 해외 뮤지션 섭외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록밴드 오아시스를 비롯해 대중친화적인 펑크음악을 구사하는 위저, 폴아웃보이, 베이스먼트작스, 서정적인 사운드를 자랑하는 모던 록밴드 스타세일러, 호주 출신 록그룹 제트, 휴먼인스팅트 등 국내 록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뮤지션들이 무대에 선다. 국내 인지도는 미미하지만 ‘펑크의 여신’으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의 전위적인 무대도 간과할 수 없다. 국내 출연진으로는 김창완 밴드, 언니네 이발관, 델리스파이스, 크래쉬, 장기하와 얼굴들 등이 해외 밴드들과 자웅을 겨룬다.

펜타포트, 저가 마케팅으로 지산벨리에 맞서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은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록페스티벌이다. 올해로 4년째이다. 행사를 공동 주관해 온 옐로우나인이 독립하여 펜타포트록페스티벌과 같은 일정에 지산벨리록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바람에 해외 출연진 섭외 등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드코어 밴드의 거장 콘과 쌍벽을 이루는 데프톤스가 출연한다. 하지만 라인업에 국내 밴드들의 수가 많아지다 보니 팬들로부터 국내 록페스티벌과 차이가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기획사측은 티켓 가격을 지난해보다 50% 낮추는 저가 마케팅으로 지산벨리록페스티벌측에 맞서고 있다. 일찍 예매하면 3일권을 6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여러 매체와 팬들이 걱정했던 부분들을 잘 극복하고 있다. 팬들이 힘을 실어준다면 내년부터 다시 예전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데프톤스를 헤드라이너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렌카와 얼터너티브 록밴드 에스키모조, 일본 대표 하드코어 밴드 어그레시브독스 등이 출연한다. 국내 밴드로는 부활, 넥스트, 블랙신드롬, 껌엑스, 트랜스픽션, 허클베리핀,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이 출동한다. 주최측은 무언가 허전해 보이는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음향, 조명 등을 비롯한 무대 시설과 캠핑존, 푸드존, 화장실 같은 편의 시설은 수년간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을 진행해 오며 축적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난해를 능가하는 공연을 펼친다는 포부를 밝혔다.

ETP페스티벌(ETPFest)은 ‘기괴한 태지 사람들의 축제(Eerie Taiji People Fest)’라는 뜻을 지닌 타이틀로 서태지와 그를 추종하는 음악팬들을 중심으로 2001년 시작된 공연이다. 그동안 콘, 마릴린 맨슨, 피어팩토리, 후바스탱크 등 다양한 해외 뮤지션들을 섭외해 공연의 규모를 키우면서 마니아들이 가장 관람을 희망하는 여름 음악 축제 중 하나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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