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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기기 된 휴대전화 삶의 방식 확 바꾼다

복합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가 출시된 뒤로 통화 기능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보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위치 기반 서비스와 각종 검색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 연결?

이철현 기자 ㅣ lee@sisapress.com | 승인 2009.07.21(Tue) 17: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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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공

최첨단 전자통신기술이 휴대전화에 집적되고 있다. 미래 디스플레이기술로 주목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휴대전화 표시장치로 첫 상용화했다. 햅틱(Haptic) 같은 촉각기술이 휴대전화 입력장치로 채택되었다. 4G 통신기술은 2010년 휴대전화 데이터 통신 방식으로 도입된다. 4G 기술은 5.6초 만에 8백MB 분량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초고속 무선데이터 통신이다. 전세계 반도체 내지 통신장비 업체는 칩셋 하나에 갖가지 멀티미디어 통신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그만큼 휴대전화의 크기와 무게는 줄고 있다. 앱스토어나 아이튠스 같은 인터넷 장터에서는 휴대전화 기능과 효용을 무한 확장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과 콘텐츠가 끊임없이 거래된다. 휴대전화 이용자는 자기 입맛에 맞는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맞춤형 단말기로 꾸민다. 인류가 전자, 통신, 프로그램, 콘텐츠 영역에서 거둔 성과가 휴대전화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휴대전화는 통신 기기가 아니라 삶의 조건과 양식을 바꾸는 틀이다.

투자자문업체 마제스타인베스트먼트 하기영 차장(34)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옴니아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하차장에게 옴니아는 휴대용 통신 기기가 아니다. 휴대전화는 업무 처리 장비이자 엔터테인먼트 기기이면서 패션을 완성하는 소품이다. 하차장은 1천억원이 넘는 상업용 부동산을 매매하는 것과 관련한 자문 업무를 수행한다. 자문 업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관리이다. 하차장은 고객 명단을 옴니아에 축적해 개인 컴퓨터와 연동시켜 관리한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일정 관리 프로그램에 맞춰 고객 면담과 현장 실사를 수행한다. 스마트폰 푸시메일 서비스를 통해 자문 대상물에 대한 정보와 거래 조건을 고객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하차장은 바쁜 일정 속에 잠시 짬이 나면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게임을 즐긴다. 하차장의 휴대전화 위젯 화면에는 야구와 골프 게임 아이콘이 올라 있다. 스마트폰 3.3인치 화면은 스포츠 게임을 즐기기에 작지 않다. 하기영 차장은 “웹이나 앱스토어 같은 응용프로그램 장터에서 옴니아와 호환되는 새 응용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휴대전화 기능을 업그레이드한다”라고 말했다. 

하기영 차장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에 속한다. 물리적 공간에서 사람들과 만나기보다 휴대전화나 웹이 제공하는 통신 환경에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다. 정재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30대 젊은 세대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규정한다. 휴대용 통신 기기와 웹과 함께 자라면서 물리적 만남보다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세대이다. 문자메시지와 인스턴트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해 즉각적으로 소통한다. 정서와 감정은 디지털 코드로 바뀌어 전달된다. 얼마 전까지 디지털 통신 양식은 텍스트 위주였다. 통신 속도가 늦고 디스플레이 크기나 화질이 떨어져 휴대전화에 감정까지 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휴대전화 기술 발달이 각종 이동통신 서비스 양식 바꿔

   
▲ 휴대용 개인 정보기구로 발전한 스마트폰.
ⓒ연합뉴스

휴대전화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는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축복이다. 무선데이터 고속전송 기술이 멀티미디어 기능과 결합해, 듣고 말하는 휴대전화를 보고 즐기는 복합멀티미디어 기기로 바꾸면서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즉각적이고 수평적인 소통 환경을 마련해 준다. 고용량 파일이 초고속 무선통신망을 따라 흐르면서 미세한 감정이나 정서까지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디지털 소통의 질과 양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부사장은 “휴대전화가 사진, 음악, 동영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복합 기기로 진화하면서 기존 듣고 말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보고 즐기는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국내 10~ 30대 휴대전화 사용자 4백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전화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이용할 때 통화 기능으로만 사용하는 비중은 20.3%에 불과하고 문자메시지, 게임,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카메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중은 60%나 되었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면의 확대이다. 소니에릭슨 IDOU는 3.5인치, 삼성전자 옴니아HD는 3.7인치, HTC 터치HD는 3.8인치를 탑재했다. 도시바는 4.1인치 화면을 채택한 TG01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휴대전화는 이제 넷북이라 일컫는 무선인터넷 기기와 시장이 겹친다. 웬만한 크기 노트북과 효용에 차이가 없어지자 소비자들은 휴대용 정보처리 기구를 살 때 스마트폰과 넷북 사이에서 고민한다.

디스플레이 기술 발달 양상은 화면 크기를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 구도를 화면 크기에서 화질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휴대전화 디스플레이로 채택한 햅틱아몰레드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발광소자로 사용해 밝은 조명 아래서 또렷하게 보이고 시야각도 크다. 기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는 태양 아래서는 화면이 어두워지고 옆에서 보면 화면을 읽을 수 없는 단점을 지녔다. 유기발광다이오드의 동영상 응답 속도는 100만분의 1초인 마이크로세컨드(μs) 단위이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1천배 이상 빠르다. 기존 디스플레이에서 동영상 화면이 빠르게 바뀔 때 남는 잔상이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는 없다.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는 자체 발광 소자라서 백라이트 유닛이 필요 없다. 그러다 보니 휴대전화 두께와 무게를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 LCD)의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초고집적 칩셋 기술과 결합하면 휴대전화 단말기 두께와 무게는 크게 줄어든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SMA 모바일월드컨퍼런스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OMAP(개방형 멀티미디어응용플랫품)이라는 칩셋을 선보였다. OMAP은 손톱만한 칩셋 하나에 20M픽셀 카메라, 고화질(HD) 동영상 재생, 무선인터넷(Wi-Fi),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담았다.

휴대전화 기술의 발달은 이동통신 서비스 양식을 바꾼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서비스는 갖가지 기능을 하나씩 덧붙이면서 발전했다. 서비스가 개별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서비스를 통합하거나 전환하는 것이 어려웠다. 개별 서비스를 모아 제공하는 것이 휴대전화 서비스 통합이었다. 이제 갖가지 서비스 기능을 통합해 단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지금은 상대방과 통화하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파일을 공유하려면 전화를 끊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단 한 번 통화 연결로 음성 통화, 문자메시지 전송, 파일 공유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통합 서비스가 조만간 도입된다. 개인용 컴퓨터에서나 가능했던 인스턴트메시징 기능도 첨가된다. 

개인이 이용하는 온갖 저장 공간에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데이터는 자동적으로 연동된다. 휴대전화, 노트북, 개인용 컴퓨터, 웹 서비스에 들어 있는 개인정보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전화번호부나 사진, 통화 기록, 파일이 개인용 컴퓨터나 웹하드에 담겨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면 개인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개인 데이터베이스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동기화 기술(Synchronization)이다. 동기화 기술은 동일한 화면 구성, 응용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서기만 LG경제연구원 통신전략실 연구위원은 “동기화 기술은 궁극적으로 유선과 무선 통신, 전화와 컴퓨터, 인터넷TV(IPTV)까지 아우르는 컨버전스 서비스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동기화 서비스가 완료되면, 휴대전화 단말기로 개인이 사용하는 모든 정보처리 기기에 담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스마트폰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프로세서나 스프레드시트 파일을 열어 보고 제한적이나마 편집할 수 있다.

컨버전스 서비스 형태로 발전 전망…‘초연결 세대’도 출현

휴대전화는 고객 프로파일 정보를 업체에게 제공할 수 있다. 고객 프로파일은 서비스 업체에게 새 기회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고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지에 대한 종합 정보는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드에 담긴다. 이 카드에 담긴 정보를 기업들이 접근할 수 있으면 고객 서비스 양상이 바뀌고 서비스 품질도 높아질 수 있다. 기업은 고객의 이동통신 이용 행태를 분석해 유용한 광고 정보를 단말기 화면에 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커피를 좋아하는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인근 지역 커피숍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전송하고 할인 쿠폰도 제공할 수 있다. 브릿지워트시스템스는 ‘가입자 선호, 행동, 예산, 실시간 지역 정보를 기초로 개인화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한다.

휴대전화는 초연결 세대(Hyper-connected generation)의 출현을 야기한다. 웹이 사이버 연결이라는 삶의 조건을 잉태했다면, 휴대전화는 즉각적이고 수평적인 연결을 갈구하는 신인류군의 연결 환경을 창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자이쿠 창업자 지리 엥스트롬은 “초연결이 미래 시민의 전제조건이다”라고 말했다. 연결이 삶의 방식을 바꾼다면, 휴대전화는 그 변화의 방향과 양상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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